최근 그리스 히오스(키오스) 섬의 비알 난민 캠프 유아에게 제공되었다고 알려진 우유의 양. 가디언 홈페이지 갈무리
그리스 비알 난민 캠프 영아들
아침에 한 번 우유 배급 받아
하루 권장량 4분의 1에 불과
아침에 한 번 우유 배급 받아
하루 권장량 4분의 1에 불과
그리스 섬의 난민 캠프에서 지내고 있는 난민 아기들이 하루 권장 섭취량의 4분의 1에 불과한 소량의 배급 우유로 하루를 버티고 있다는 증언이 나왔다. 지난달 유럽연합-터키 간 난민 송환 합의가 발효된 뒤, 유럽으로 가지도, 터키로 돌아가지도 못한 채 섬에 갇혀 있는 난민들 중에서도 특히 열악한 상황에 처해 있는 어린이들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영국 <가디언>은 19일 그리스 히오스(키오스) 섬의 비알 난민 캠프에 있는 6개월 미만의 영아들이 하루 100㎖ 미만의 배급 우유를 섭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6개월 미만의 영아들은 보통 80~100㎖ 분량의 우유를 3~4시간 간격으로 먹는 것이 보통이며, 갓 태어난 신생아들은 30~40㎖ 분량의 우유를 3~4시간 간격으로 먹어야 한다. 그러나 현재 비알 난민 캠프에 있는 영아들에게 배급되는 100㎖의 우유는 하루 권장 섭취량의 4분의 1에 불과한 수준이다. 아프가니스탄 출신의 35살 남성은 “점심과 저녁에는 우유가 제공되지 않는다. 아침에 한 번 배급되는 우유도 부족해 5개월짜리 딸에게 물에 불린 빵을 먹이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모유 수유를 하지 못하는 아이들 중 6개월 미만의 영아들은 비알 캠프에만 총 25명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캠프 관계자들은 실제론 이보다 더 많을 것이라고 전했다.
갓 아이를 출산한 난민 여성들은 비위생적인 환경과 고된 여정으로 인한 스트레스로 모유 수유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비알 난민 캠프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댄 타일러는 “지난주 난민들을 여러번 방문했는데, 아기 엄마들은 하나같이 아이들에게 줄 우유가 부족하다고 말했다”며 “캠프의 위생환경도 열악해 아이들을 위한 기본적인 지원이 너무나도 부족한 실정”이라고 전했다.
자넷 파일 영국 왕립조산사학회 지도교수는 “아기들이 충분한 양의 우유를 먹지 못하면, 탈수나 황달 같은 증상이 올 수 있다”며 즉각적인 조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응급 상황에 있는 여성들의 모유 수유를 돕기 위한 지원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20일 유럽연합-터키 간 난민 송환 합의가 발효된 뒤, 그리스 섬에는 약 6천여명의 난민들이 고립돼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히오스 섬의 비알 캠프에는 1100여명의 난민이 생활하고 있으며, 이중 40%가 아이들이다.
황금비 기자 with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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