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총파업 시위가 열린 프랑스 파리의 레퓌블리크(공화국) 광장에서 경찰이 최루탄을 발사하자 시위대들이 마스크 등으로 얼굴을 가리고 고통스러워하거나(맨 오른쪽 아래) 경찰을 향해 가운뎃손가락을 내보이며 항의(가운데)하고 있다. 이날 프랑스 전역에서 쉬운 해고와 노동시간 연장 등을 담은 프랑수아 올랑드 정부의 노동법 개정안에 반대하는 4번째 총파업이 벌어졌고,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해 경찰 24명이 다치고 시위대 124명이 연행됐다. 파리/EPA 연합뉴스
친기업 노동법 개정안에 반대하는 프랑스 총파업 시위에서 경찰과 시위대 사이에 격렬한 물리적 충돌이 빚어졌다.
프랑스 <아에프페>(AFP) 통신은 28일 파리에서 경찰이 최루탄을 쏘고 마스크를 쓴 청년들이 병과 돌멩이를 던지며 충돌하는 과정에서 경찰 24명이 다치고, 124명이 연행됐다고 보도했다. 프랑스 정부는 다친 경찰 가운데 3명은 중상이고 1명은 생명이 위독하다고 밝혔다.
이날 파리·낭트·리옹 등 프랑스 전역에서 프랑수아 올랑드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법 개정안에 반대하며 노동자와 청년 학생 수십만명이 시위에 참여해 경찰과 대치했다. 경찰 추산 17만명, 노동총동맹(CGT) 추산 50만명이 시위에 참여한 것으로 집계됐다. 파리에서는 경찰이 레퓌블리크(공화국) 광장을 벗어나려는 시위대 수백명을 향해 최루탄과 섬광수류탄을 발사했다. 일부 시위 참가자들은 마스크를 쓴 채 경찰을 향해 병과 돌, 불붙인 타이어 등을 던졌다. 광장에서 수백m 떨어진 도로에서는 버스와 스쿠터 각각 두대가 불에 탔다. 낭트·리옹·마르세이유 등지에서도 경찰과 시위대가 충돌했다.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10%에 이르는 실업률을 낮추겠다며 쉬운 정리해고와 노동시간 연장 등을 핵심으로 하는 노동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노동계는 개정안 철회를 촉구하면서 지난달 9일부터 이날까지 모두 4차례 총파업을 벌였다. 25%에 이르는 청년실업률로 고통받고 있는 젊은이들도 레퓌블리크 광장에서 연일 밤샘 시위를 벌이며 개정안에 반대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다음달 3일 의회에서 개정안을 통과시키려 하고, 노동자들과 청년층은 다음달 1일 노동절에 추가시위를 벌일 계획이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