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랑드 대통령 “테러 행위”
프랑스에서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충성을 맹세한 남성이 경찰관 부부를 살해하는 일이 벌어졌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이론의 여지가 없는 테러 행위”라며 이번 사건을 테러로 규정했다.
프랑스 방송사인 <프랑스24> 등에 따르면, 13일 밤 용의자인 라로시 아발라(25)가 파리에서 약 55㎞ 떨어진 수도권 도시인 마냥빌에서 경찰관 남성(42)을 집 밖에서 칼로 찔러 살해한 뒤, 파트너인 여성 경찰관과 3살짜리 아들을 집안으로 데리고 들어가 인질극을 벌였다. 13일 밤과 14일 새벽 사이 경찰 대테러부대는 아발라와 협상을 벌였으나 실패한 뒤, 집안으로 들이닥쳤다. 경찰 작전 과정에서 아발라는 숨졌다. 경찰이 집안으로 들어갔을 때는 여성 경찰관은 숨진 채 발견됐으나, 3살짜리 아이는 목숨을 건졌다.
아발라는 경찰과의 협상 과정에서 전화로 이슬람국가에 충성을 맹세했으나, 그가 경찰관 커플을 왜 살해했는지 구체적인 범행 동기는 알려지지 않았다. 목격자들은 아발라가 남성 경찰관을 살해할 때 “알라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고 외친 것 같다고 말했다. 사건 뒤 이슬람국가 연계 매체인 <아마크>는 텔레그램을 통해 “이슬람국가 전사가 파리 인근에서 경찰관과 부인을 살해했다”라는 글을 게시했다. 하지만 이슬람국가가 공식적으로 자신들 소행이라고 주장한 것은 아니다.
아발라는 망트라졸리 출신 프랑스인이며, 망트라졸리는 사건이 벌어진 마냥빌과 같은 데파르트망(한국의 중간 정도 지자체) 소속이다. 아발라는 절도 같은 자잘한 범죄를 저질렀던 전과가 있으며, 프랑스 정보기관이 테러와 관련해 주의를 기울였던 인물이기도 하다. 아발라는 2013년 파키스탄에 지하디스트를 파견하는 데 관여한 혐의로 징역 3년을 선고받은 적이 있다. 지난해 초 파리에서 벌어진 <샤를리에브도> 테러, 그리고 지난해 11월 130명의 희생자를 낳은 파리 테러 때도 주요 용의자들은 파리 외곽이나 수도권 도시 출신 프랑스 국적 청년들인 경우가 많았다. 경범죄 전과와 테러 관련 혐의로 당국의 감시 대상에 올랐던 이들이 많았던 점도 비슷하다.
아발라는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난하는 비디오를 게시한 적이 있으며, 사건 전 마지막 포스트에는 “어떤 이는 우리가 모든 것에서 악을 볼 수 있다고 말한다”고 작성했다. 만약, 아발라가 이슬람국가의 지시를 받고 이번 사건을 저질렀다는 것이 확인되면, 이는 지난해 11월 파리 테러 뒤 처음으로 프랑스에서 벌어진 이슬람국가의 공격이라고 <프랑스24>는 보도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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