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리사 메이 내무장관이 13일 영국 총리로 취임한다. 런던/연합뉴스
보수당 대표 경선에서 레드섬 후보 포기…캐머런 사임 앞당겨
오는 13일 영국에 26년 만에 여성 총리가 탄생하게 됐다.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11일(현지시각) 집권 보수당 대표 경선의 결선에 오른 두 후보 중 한 명인 앤드리아 레드섬(53) 후보가 이날 경선 포기를 발표하자, 13일 자신이 물러나고, 남은 후보인 테리사 메이(59) 내무장관이 새 총리에 오를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날 레드섬 후보가 경선 포기를 선언하자, 캐머런 총리는 다우닝 10번가 총리 관저 앞에서 “13일 오후 버킹검 궁전에서 여왕을 알현해 사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24일 국민투표에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로 결론이 나자, 이에 책임을 지고 사퇴 의사를 밝힌 캐머런 총리는 애초 약 15만명의 보수당 당원들이 두 후보를 놓고 9월8일까지 우편투표를 벌이는 경선이 마무리될 때까지 총리직을 유지하려 했으나, 메이 후보만 남게 되자 사퇴 시기를 앞당긴 것이다. 지난 2010년 총리직에 오른 캐머런 총리는 12일 자신의 마지막 내각 회의를 주재한다.
대처에 이어 두번째 영국 여성 총리에 오르게 되는 메이 장관은 지난달 국민투표에서 영국의 유럽연합 잔류를 지지하는 쪽이었지만, “투표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그 선택을 존중해야 한다”며 현실주의적인 태도를 보였다. <비비시>(BBC) 방송은 “메이가 브렉시트 연착륙을 모색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메이가 영국의 새 총리에 오르게 됨에 따라 유럽연합(EU)을 사실상 이끄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영국의 미래를 놓고 두 여걸이 협상 담판을 벌이게 됐다.
1956년 영국 남부 이스트본에서 성공회 신부의 딸로 태어난 메이 장관은 옥스퍼드대에서 지리학을 공부했으며, 졸업 뒤에는 영국 중앙은행과 금융결제기관에서 일했다. 1997년 총선에서 하원의원에 당선돼 현재 5선의 중진이다. 1999년에는 야당이던 보수당의 예비내각에서 문화·교육을 담당했으며, 2002년 영국 보수당 사상 최초의 여성 당의장으로 지명됐다. 2010년 보수당의 집권으로 입각해 지금까지 최장수 내무장관 기록을 세웠다. 그는 경찰의 개혁을 강도높게 추진했고, 이민·치안·안보 문제에도 강경한 보수적 시각을 갖고 있어 곧잘 ‘철의 여인’ 대처 전 총리와 비교되기도 했지만, 자신은 “정치에 롤모델을 두고 있지 않다”며 거리를 유지했다.
메이의 남편은 현재 미국계 투자회사 캐피털 그룹에서 일하고 있다. 그는 또 2013년 제1형 당뇨 진단을 받고 매일 4차례 인슐린을 맞고 있어 건강상의 문제를 지적받기도 했다. 그러나 메이는 “(당뇨는) 내 생활의 일부다. 재계에는 나와 같은 사람들이 매우 많다”며 일축했다.
앞서 이날 레드섬 차관은 경선 포기를 알리면서 “강한 정부를 구성할 수 있는 충분한 지지를 얻지 못했다”며 “나는 강력하고 넓은 지지를 받은 총리가 빨리 지명되는 것이 국익에 가장 부합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테리사 메이의 성공을 기원한다”고 밝혔다.
황상철 기자 roseb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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