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현지시각)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 정상회의에 참석한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 대행이 사람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브뤼셀/AFP 연합뉴스
연정 구성에 실패해 10개월간 교착 상태가 이어진 스페인 의회에서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 대행의 국민당(PP) 이끄는 보수 정부가 출범할 것으로 보인다.
23일(현지시각) 스페인 제1야당인 사회노동당(PSOE) 대의원 290명이 ‘라호이 총리대행 신임 투표 기권’ 여부를 두고 투표한 결과, 기권 139표, 참여 99표로 결국 신임 투표에 기권하기로 했다. 지난 8월31일 라호이 총리대행에 대한 총리 후보 1차 신임투표는 찬성 170표, 반대 180표로 과반을 넘기지 못해 부결됐으나, 2차 투표에서는 찬성이 반대보다 많기만 하면 신임안이 통과돼 사회노동당이 기권할 경우 국민당 소수 정부가 출범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지난 6월 치러진 두 번째 총선 결과, 총 350석 중 중도 우파 집권당인 국민당이 137석, 중도 좌파 제1야당인 사회노동당이 85석, 좌파 신생 정당인 포데모스가 71석, 중도 우파 신생 정당인 시우다다노스가 32석을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치러진 1차 투표와 비슷한 양상이다. 2011년 이후 집권해 온 라호이 총리대행의 국민당은 두 총선에서 모두 제1당에 올랐지만, 의석 과반을 얻지 못하고 연정 구성에 실패하면서 스페인에서는 약 10개월간 무정부 상태가 지속됐다.
이번 사회노동당의 투표 결과는 무정부 상태에 대한 스페인 여론이 점점 악화되고 있는 것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라호이 정부 출범지지 여부를 두고 사회노동당 내분이 커지자, 이달 초 산체스 대표는 당대표직을 사임하기도 했다.
황금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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