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트럭 돌진 사고가 발생한 독일 베를린 브라이트샤이트 광장에서 수사관이 무너진 상점을 둘러보고 있다. 베를린/AFP 연합뉴스
독일 베를린의 한 시장에서 대형 트럭 한 대가 크리스마스 쇼핑을 위해 모여있던 사람들을 덮쳐 최소 12명이 숨지고 48명이 다쳤다. 부상자 중에는 중상자가 많아 사망자 수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독일 당국은 테러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데, 대형 트럭을 이용한 테러는 지난 7월 프랑스 니스 해안가에서 발생했던 니스 테러의 방식과 흡사하다.
19일 저녁 8시14분께 독일 베를린 서부에 자리한 쇼핑 거리인 브라이트샤이트 시장에서 대형 트럭 한 대가 시장에 모여있던 상인들과 손님들을 덮쳤다고 <아에프페>(AFP)등 외신이 보도했다. 당시 사고 현장에 있었던 목격자 마이크 폭스는 <에이피>(AP)와의 인터뷰에서 “트럭이 3미터 앞에서 지나쳐 시장 가판대를 부수며 사람들에게 돌진했다”며 “너무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쓰러진 사람들을 돕는 것 외에 다른 도리가 없었다”고 했다. 또 다른 목격자인 엠마 러시톤은 “트럭이 도로를 벗어나서도 속력을 줄이지 않았다. 시속 50㎞정도로 사람들을 향해 돌진했다. 단순한 사고처럼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19일 트럭 돌진 사고가 발생한 독일 베를린 브라이트샤이트 광장에 범행에 사용된 트럭의 앞 유리가 깨져 있다. 베를린/AFP 연합뉴스
범행에 사용된 트럭에는 두 명이 타고 있었으며, 트럭 운전자로 추정되는 용의자는 사고 직후 달아나다 사고 현장에서 약 2㎞ 떨어진 곳에서 출동한 경찰에 체포됐다. 보조석에 앉아있었던 또 다른 용의자는 현장에서 출동한 경찰에 의해 숨졌다. 아직 용의자의 신원이나 배경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경찰은 트럭의 등록지가 폴란드인 것으로 볼때 용의자가 폴란드의 공사 현장에서 트럭을 훔친 뒤 범행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사고 당시 트럭에는 철제빔이 실려 있었다고 <에이피>가 전했다.
하이코 마스 독일 법무부 장관은 이번 사건을 테러를 주로 다루는 연방 검찰에 배당했다고 밝혔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사고 직후 내무장관, 베를린 시장과 만나 사고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메르켈 총리는 대변인을 통해 “이번 사고로 숨진 사람들을 추모하며, 부상을 입은 사람들이 빠르게 회복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번 테러는 크리스마스를 엿새 앞두고 장을 보러 나온 사람들을 노린 공격으로 보인다. 사고가 일어난 브라이트샤이트 광장에 있는 이 시장은 베를린 서부 중심 쇼핑가인 쿠르퓌어슈텐담 거리 인근에 있으며, 평소에도 사람들이 많이 모여드는 곳이다. 다수 언론들은 이번 사건이 지난 7월14일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가 일으킨 프랑스 니스 테러와 비슷하게 보인다고 전했다. 당시 테러로 86명이 숨지고 400여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19일 미하엘 뮐러 베를린 시장이 사고 현장인 베를린 브라이트샤이트 광장에 도착해 취재진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베를린/EPA 연합뉴스
19일 트럭 돌진 사고가 발생한 독일 베를린 브라이트샤이트 광장에서 구조대원들이 부상자를 나르고 있다. 베를린/EPA 연합뉴스
황금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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