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소련에서 독립한 카스피해 연안 산유국 아제르바이잔에서 부정선거에 항의하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야당 지도자들과 시민 2만여명은 9일에 이어 13일 수도인 바쿠에서 시민혁명을 상징하는 오렌지색 깃발을 흔들며 거리행진을 벌였다.
지난 6일 치러진 총선에서 일함 알리예프 대통령이 이끄는 여당 ‘예니 아제르바이잔’(새 아제르바이잔)은 전체 125석 중 63석을 얻었으나, 3개 야당이 연합한 ‘아자들리크’(자유)는 5석을 차지하는 데 그쳤다. 50여명의 무소속 당선자 중 40여명도 친정부 인사들이었다.
야당 연합은 개표 과정에서 집계 조작, 투표함 바꿔치기 등 대규모 부정이 이뤄졌다며 선거 무효를 주장하고 있다. 이번 선거를 지켜본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참관인들도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 총선은 국제적인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애덤 어럴리 미국 국무부 대변인도 “심각한 불법 및 부정행위가 저질러졌다”고 말했다.
유강문 기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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