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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10대 팬들 노린 맨체스터 자폭테러…IS “우리 전사가 했다”

등록 2017-05-23 18:06수정 2017-05-23 22:33

IS “우리 병사가 십자군 모임에 폭발물”
공연 직후 폭발…어린이 포함 22명 숨져
영국 총리 “경찰, 용의자 신원 파악”
23살 남성 사건 관련자로 체포돼
22일 자살폭탄테러로 22명이 사망한 영국 맨체스터 아레나 앞을 무장경찰이 지키고 있다. 맨체스터/AP 연합뉴스
22일 자살폭탄테러로 22명이 사망한 영국 맨체스터 아레나 앞을 무장경찰이 지키고 있다. 맨체스터/AP 연합뉴스
세계적 팝스타 아리아나 그란데(23)의 공연을 보려고 수많은 팬들이 모여 있던 영국 맨체스터 공연장에서 자살폭탄테러로 22명이 숨지고 59명이 다쳤다.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는 자신들이 배후라고 밝혔다. 피해자 상당수가 어린이나 청소년이어서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폭발은 22일 밤 10시30분께(현지시각) 영국 잉글랜드 북서부 맨체스터의 공연장 출입구 부근에서 일어났다. 경기장으로도 쓰이는 이곳에서 미국 팝스타 아리아나 그란데의 공연이 끝난 직후였다. 폭발음이 들린 것은 그란데가 대표곡인 ‘데인저러스 우먼’을 부르고 3시간에 걸친 공연을 끝마친 뒤 불이 켜지고 관객들이 4개의 출구로 빠져나가기 시작할 무렵이었다. <가디언>은 한 관객을 인용해 “처음엔 큰 풍선이 터지는 소리 같았다. 몇 번의 비명이 들리고 잠깐 침묵이 흘렀다. 그리고 곧 공연장이 홍해처럼 갈라졌다. 모두가 서로를 짓밟으며 가장 가까운 출구로 달려나갔다. 공포영화 같았다”고 보도했다. 공연장은 연기로 뒤덮였고 피를 뒤집어쓴 사람들도 목격됐다. 영국 경찰은 어린이를 포함해 22명이 숨졌고 59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부상자 중 상당수가 중상을 입었다고 당국은 발표했다.

이슬람국가는 23일 텔레그램에 성명을 올려, “칼리프 통치지역(이슬람국가)의 전사 한 명이 맨체스터의 십자군 모임 안에서 폭발 장치를 설치했다. 그리고 그것을 터뜨렸다”며 자신들이 사건의 배후라고 밝혔다. 또 이들은 “30명의 십자군이 죽고, 70명이 다쳤다”며, 영국 당국의 공식 집계보다 더 많은 희생자 수를 주장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이날 “경찰이 용의자의 신원을 파악했다”고 말했다. 영국 경찰은 “이번 사건을 테러리스트의 소행으로 간주하고, 한 명의 범행으로 보고 있다. 현장에서 사망한 범인은 직접 만든 폭발 도구를 가져온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자살폭탄 공격이라는 발표다. 경찰은 이 사건과 연관된 23살 남성을 맨체스터 남부에서 체포했다고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이번 사건은 2005년 7월7일 런던 지하철 등에서 4명의 자살폭탄테러로 52명이 숨진 이래 영국에선 최악의 테러다.

레이디 가가와 롤링스톤스 등 유명 가수들의 공연장으로 쓰인 맨체스터 아레나는 2만1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곳이다. 이번 콘서트 티켓은 매진됐다. 젊은층한테 인기가 많은 그란데를 보려고 어린이·청소년 관객들이 몰렸다. 당국이 신원을 확인해 발표한 첫 사망자는 조지나 캘린더라는 이름의 18살 대학생이다. 어머니, 언니와 함께 공연장에 온 8살 소녀도 목숨을 잃었다. 당국은 부상자 59명 중 12명이 16살 미만의 어린이라고 밝혔다.

폭발 사고 소식에 공연장 밖에는 자녀를 찾으려는 부모들이 몰려와 애를 태우는 모습도 보였다. <가디언>은 자신도 목을 다치고 다리에서 피가 흐르는데도 병원에 가지 않고 17살 딸을 찾으러 공연장 안으로 달려간 어머니의 사연을 전했다. 트위터에는 공연장에서 연락이 두절된 15살 소녀 올리비아 캠벨을 “찾는 즉시 연락 달라”는 게시글이 사진과 함께 올라왔다. 친구 생일을 맞아 함께 콘서트에 참석한 캠벨과 친구는 둘 다 연락이 두절됐다. 캠벨의 엄마 샬럿은 “딸이 그곳에 있다는 것을 알고, 애가 살았는지 죽었는지조차 모른다는 것은 내가 겪은 가장 큰 공포다. 어떻게 그 순진한 아이들에게 그런 짓을 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 애들은 그저 좋아하는 가수를 보러 간 평범한 10대”라고 <시엔엔>(CNN)에 말했다.

아리아나 그란데의 2014년 네덜란드 공연 장면. EPA 연합뉴스
아리아나 그란데의 2014년 네덜란드 공연 장면. EPA 연합뉴스
공연을 한 그란데는 무사하다. 그는 트위터에 “너무 마음이 아프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글을 올렸다. 2008년 뮤지컬 배우로 데뷔한 그란데는 2013년 첫 음반을 냈고 2014년 싱글 ‘프로블럼’이 큰 인기를 얻으며 세계적 팝스타로 부상했다.

김효진 기자 ju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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