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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워라밸’ 시대…독일 금속노조, ‘가족 돌봄 단축근무권’ 쟁취

등록 2018-02-07 17:23수정 2018-02-07 17:45

금속·전자서 건설·통신·화학 등 노동계 전반으로 확산 전망
주 35시간 기준이지만 2년간 주 28시간·임금삭감 선택 가능
4월부터 임금도 4.3% 인상…금속노조 “이정표” 고용주 “고통”
독일 바덴뷔르템베르크주 라슈타트에서 금속노조(IG 메탈) 소속 메르세데스 벤츠 노동자들이 지난 2일(현지시각) 생산 파업을 벌이고 있는 모습. 사진출처: IG 메탈 누리집
독일 바덴뷔르템베르크주 라슈타트에서 금속노조(IG 메탈) 소속 메르세데스 벤츠 노동자들이 지난 2일(현지시각) 생산 파업을 벌이고 있는 모습. 사진출처: IG 메탈 누리집
독일 금속·전자 노동자들이 주 28시간 단축근무 선택권을 쟁취했다. 일과 삶의 균형(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을 중시하는 젊은 노동자들의 요구가 반영된 이정표로, 독일 산업 전반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리라 전망된다.

<데페아>(dpa) 통신 등 외신은 6일(현지시각) 독일 최대 노동조합인 금속노조(IG 메탈)와 남서부금속고용주연맹이 노동시간·임금 협상안에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금속·전자업계 노동자들은 가족 돌봄의 필요가 있을 때, 최대 2년간 주 35시간 근무 대신 주 28시간 근무를 선택할 수 있게 됐다. 금속노조는 당초 임금삭감 없는 노동시간 단축을 요구했으나 고용주연맹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고용주연맹은 주 28시간 단축근무를 수용하는 대가로, 더 오래 일할 의사가 있는 노동자들에 한해 주당 40시간까지 일을 시킬 수 있게 됐다.

노동계는 수년 전부터 아이나 노부모, 아픈 가족을 돌볼 수 있도록 노동시간 단축을 요구해왔으며, 올해 협상의 핵심 쟁점이기도 했다. 죄르그 호프만 금속노조 위원장은 “이번 합의는 현대적이고, 자기 결정적인 노동의 세계로 이행하는 데 이정표”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도 이번 합의가 “젊은 세대의 노동에 대한 태도 변화를 상징한다”고 분석했다. 베를린 헤르티 거버넌스대 공공정책 교수인 한나 슈반더는 이 신문에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노부모를 돌보거나 안식휴가, 무급휴가를 떠난다”며 “삶에서 일을 덜 하는 기간을 갖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짚었다. 독일 전문가들은 다만, 얼마나 많은 노동자들이 소득 감소로 이어지는 노동시간 단축을 실제로 선택할 지가 관건이라고 보고 있다.

독일 금속노조와 고용주연맹은 4월부터 임금도 4.3% 인상하기로 했다. 다른 급여는 27개월에 걸쳐 인상된다. 임금과 급여를 합하면 실질적으로 한 해 급여가 3.5% 오르는 것으로, 애초 요구안이었던 6%에는 못 미친다. 다만 지난 10년간 독일의 평균 임금인상률은 0.81%였다.

이번 합의안은 독일의 주요 자동차 및 관련 부품 제조업체들이 모여 있는 바덴뷔르템베르크주에 있는 노동자 90만명에게 당장 영향을 미치게 된다. 하지만 영국 <비비시>(BBC) 방송은 금속노조의 승리는 독일 노동계 전반에 큰 의미가 있다고 분석했다. 건설·통신·화학 등 다른 업계 노동자들에게도 노동시간 단축 등 파급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독일 노동계는 1990년 통일 이후 2003년 노동시장 개혁, 2008년 금융위기 등을 거치며 큰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 지난해 독일 경제성장률이 2.2%에 이르는 등 최근 몇년간 경제가 회복되고 실업률도 역대 최저 수준인 5.4%로 떨어지면서 힘의 무게중심이 사쪽에서 다시 노조로 넘어왔다. 금속노조는 사업장 별로 24시간 연쇄 파업을 벌이며 고용주들을 압박한 끝에 합의안을 이끌어냈다. 합의에 서명한 고용주연맹 대표 스테판 볼프는 “이번 합의는 견딜만하지만 고통스럽다”고 말했다.

한국의 경우 육아기 노동시간 단축을 활성화 하기 위한 제도가 이미 마련돼 있다. 육아휴직을 신청할 수 있는 노동자가 육아휴직 대신 근무시간 단축을 신청하면, 사업주는 총 1년 범위내에서 주당 15시간 이상 30시간 이내에서 근무시간 단축을 허용해야 한다. 올해 상반기 중 남녀고용평등법을 개정해, 하반기부터는 1년 이내의 육아휴직을 하면 남은 기간의 두 배를 근무시간 단축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가령 노동자가 육아휴직을 6개월만 사용할 경우, 남은 기간의 2배인 1년간 근무시간 단축을 선택할 수 있다. 올해부터 근무시간 단축시 급여 수준도 현행 60%에서 80%로 인상됐다. 2016년 우리나라에서 육아기 근무시간 단축 제도를 활용한 노동자는 2761명이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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