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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02.26 14:49 수정 : 2018.02.26 21:22

24일 이탈리아 시칠리아의 주도 팔레르모에서 시민들이 반파시스트 시위를 하고 있다.팔레르모/EPA 연합뉴스

3월4일 총선…중도우파연합 다수당 될듯
‘불사조’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 선전
극우 ‘동맹’의 살비니가 총리 될 수도
살비니 “무력 동원해 이탈리아 대청소”

24일 이탈리아 시칠리아의 주도 팔레르모에서 시민들이 반파시스트 시위를 하고 있다.팔레르모/EPA 연합뉴스
이탈리아가 다시 유럽 극우의 중심이 될 것인가? 다음달 4일 이탈리아 총선에서 극우가 집권할 가능성이 떠오르면서 유럽 정치의 향배에 끼칠 영향도 주목되고 있다.

이탈리아 극우의 승리 전망을 상징하는 것은 ‘불사조’ 실비오 베를루스코니(82) 전 총리의 재등장이다. <라 레푸블리카>는 포르차(전진) 이탈리아를 이끄는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투표를 일주일 앞둔 25일 밀라노에서 지지자들을 상대로 2시간 동안 열변을 토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난 젊다. 6시에 일어나 수영을 하고 그 다음에 신문을 보다가 화가 난다”며 왕성한 권력 의지를 과시했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이탈리아 총리.
포퓰리즘 정당인 포르차 이탈리아는 극우 정당인 ‘동맹’, ‘이탈리아의 형제들’과 연합하고 있으며, 이 중도우파 연합이 제1당으로 부상할 것으로 유력시된다. 공표가 허용된 마지막 시기인 이달 중순에 나온 여론조사 결과들에서는 중도우파 연합 지지율이 30%대 중후반에 이른다. 기성 정치체제를 허물자는 구호를 내건 포퓰리즘 정당 오성운동은 20%대 후반, 집권당인 민주당이 이끄는 중도좌파 연합은 20%대 중후반이다.

포퓰리즘과 극우의 바람이 센 가운데 우선적 관심은 중도우파 연합이 집권하느냐로 쏠린다. 이탈리아에서는 지역구 표의 40%를 득표해야 집권할 수 있다. 이탈리아의 여론조사는 실제 선거 결과와 잘 들어맞지 않는 것으로 악명이 높다. 실제로는 중도우파 연합의 압승으로 돌아갈 수도 있고, 집권 블록이 바로 구성되지 않아 이합집산을 거치거나 혹은 선거를 다시 해야 할 수도 있다.

마테오 살비니 ‘동맹' 대표.
이미 3차례 총리를 한 베를루스코니는 2013년 탈세 유죄 판결로 공무 담임권이 없어, 승리한다면 킹메이커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달 안토니오 타야니 유럽의회 의장이 총리 후보로 유력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중도우파 연합은 가장 많은 표를 얻은 곳이 총리를 맡기로 약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동맹’이 최다 득표를 할 가능성도 부인할 수 없다. 북부동맹이 이름을 바꿔 단 ‘동맹’은 부유한 이탈리아 북부의 분리 독립 요구를 뒤로 미루고 중앙정부 장악을 목표로 하고 있다. 명목상 중도우파 연합 소속이지만 극우 성향이 짙다. ‘이탈리아 우선’을 내세우는 ‘동맹’의 마테오 살비니(45) 대표는 지난 4년간 유입된 이민자 60만명을 내쫓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필요하면 무력까지 동원해 거리 하나하나, 동네 하나하나, 광장 하나하나를 뒤져 이탈리아를 대청소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베를루스코니가 소유한 잡지가 살비니 대표의 여자 친구가 다른 남자와 키스하는 사진을 표지로 낸 것도 연합 내의 주도권 다툼을 상징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총선으로 오스트리아 극우 정당이 연립정부에 참여하긴 했지만, 이탈리아 극우의 집권 가능성은 유럽연합(EU)에 보다 심각한 도전이다. 지난해 서유럽 선거에서는 중도좌파가 줄줄이 몰락하고 극우가 약진했다. 이탈리아는 탈퇴가 예정된 영국을 빼면 유럽연합의 3위 국가다. 무솔리니가 일으킨 파시즘 물결의 본산이기도 하다. 이런 맥락 때문에 선거 열기는 더 뜨겁다. 24일에는 로마와 밀라노 등 100여개 도시에서 수십만명이 극우 지지 또는 ‘반파시스트’ 시위에 나섰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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