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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03.06 15:53 수정 : 2018.03.06 20:37

지나달 28일 방콕 불법체류자 수용소에 수용되는 아나스타샤 바슈케비치(가운데)와 알렉산더 키릴로프. 바슈케비치는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을 폭로하는 자료를 갖고 있으니, 미국 망명을 허락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러시아 재벌-부총리 요트 파티 참석 여성
자료 제공 대가로 미국 망명 요구
타이서 섹스 행사 주최하다가 체포

지나달 28일 방콕 불법체류자 수용소에 수용되는 아나스타샤 바슈케비치(가운데)와 알렉산더 키릴로프. 바슈케비치는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을 폭로하는 자료를 갖고 있으니, 미국 망명을 허락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타이에서 섹스 관련 행사를 벌이다 체포된 뒤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증거를 폭로하겠다는 여성의 사연이 미국 언론들의 조명을 받고 있다.

정치권과 결탁한 러시아 재벌과 밀접한 관계라고 밝혀온 벨라루스 ‘에스코트 걸’ 출신의 아나스타샤 바슈케비치(21)는 5일 방콕의 불법체류자 수용소에서 <뉴욕타임스>·<시엔엔> 등 미국 언론과 인터뷰하면서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을 밝혀줄 16시간 분량의 녹음 자료를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바슈케비치는 지난 28일 타이 휴양지 파타야에서 ‘섹스 훈련 세미나’에 참석하다가 불법 체류 혐의로 체포됐다. 그는 미국 정부가 망명을 받아준다면 자신이 가진 자료를 제공하겠다고 제안하고 있다.

바슈케비치는 블라미디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밀접한 관계인 알루미늄 재벌 올레그 데리파스카가 지난 2016년 8월 미국 대선을 놓고 논의하는 내용을 녹음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데리파스카가 2016~2017년 세 명의 미국인과 이런 논의를 하는 것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그의 주장이 조명받게 된 것은 오는 18일 치러지는 러시아 대선의 유력 야권 후보였으나 입후보가 좌절된 알렉세이 나발니가 지난달 유튜브에 공개한 동영상 때문이다. 요트에서 열린 파티를 찍은 이 동영상에는 데리파스카가 파티에 참석한 세르게이 프리코드코 러시아 부총리와 미-러 관계를 논의하는 내용이 담겼다. 바슈케비치는 파티 걸의 한명으로 동석했다. 러시아 당국은 이 동영상을 봉쇄하려 했으나 5일까지 이미 640만번이나 조회됐다.

바슈케비치는 모델로 일할 때 이 요트 파티에 다른 모델들과 함께 초대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나중에 이 요트 파티 장면들을 보여주는 사진과 비디오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공개했다.

바슈케비치가 인스타그램에 올린 포스팅. 프리 섹스를 주장하는 내용과 자신의 사진을 올렸다.
데리파스카는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을 수사중인 로버트 뮬러 미국 특검에 의해 구속된 폴 매너포트와 사업 관계가 있었다. 도널드 트럼프 캠프의 선거대책본부장을 지낸 매너포트는 10년 전 데리파스카에게 투자 자문 서비스를 제공하는 계약을 맺었다. <워싱턴 포스트> 등의 보도에 따르면, 매너포트는 중개인을 통해 데리파스타에게 트럼프의 선거운동에 관한 브리핑을 제공하겠다고 제안했다.

바슈케비치는 미국으로의 망명을 도와준다면 모든 것을 밝히고 러시아의 대선 개입 수사에 협조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자신이 러시아로 추방되면 생명의 위협을 받게 되고 사건 진상이 묻힐 것이라고 주장한다.

바슈케비치는 지난달 16일 러시아, 우크라이나, 벨라루스 출신 9명과 함께 타이에 입국해, ‘섹스 교사’라고 자신을 지칭하는 알렉산더 키릴로프 주도로 ‘프리 섹스’에 관한 세미나와 훈련 행사를 하다 체포됐다. 바슈케비치는 지난해 모스크바에서 미투 운동의 도화선이 된 미국 영화 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의 석방을 촉구하는 시위에 반라로 참가하는 퍼포먼스를 벌이기도 했다.

데리파스카 쪽은 <시엔엔>에 “바슈케비치가 타이 경찰의 수사를 정치화하려는 의도이며, 그가 끝없는 소설을 쓰고는 여러 나라에서 저지른 자신의 범법 행위로부터 대중의 관심을 돌리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타이 주재 미국대사관 쪽은 바슈케비치의 망명에 대해 타이 사법 당국과 미 국토안보부에 물어보라는 반응을 내놨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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