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3.14 13:43
수정 : 2018.03.14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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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호킹이 2008년 미국 조지워싱턴대에서 ‘우리는 왜 우주로 가야 하나’를 제목으로 강연하고 있다. UPI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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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킹 박사, 76살로 별세
블랙홀·빅뱅 이론 선구적 연구 업적 남겨
‘아인슈타인 이후 최고 물리학자’로 꼽혀
21살에 루게릭병...불굴의 의지로 감동 남긴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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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호킹이 2008년 미국 조지워싱턴대에서 ‘우리는 왜 우주로 가야 하나’를 제목으로 강연하고 있다. UPI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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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게릭병과 싸우면서 블랙홀 연구 등으로 세계적 명성을 얻은 천재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이 세상을 떠났다. 향년 76살.
<아에프페>(AFP) 통신은 호킹이 14일 오전(현지시각) 영국 케임브리지의 집에서 눈을 감았다고 전했다. 호킹의 자녀 루시와 로버트, 팀은 “사랑하는 아버지가 오늘 세상을 떠난 것에 대해 깊은 슬픔을 느낀다”고 밝혔다. 가족들은 “호킹은 위대한 과학자였으며 비범한 인물이었다. 그의 업적과 전설은 오래도록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호킹은 상대성 이론과 우주론, 양자 중력 연구에서 큰 업적을 남겼다. 일반상대성이론에 기반해 블랙홀의 존재를 수학적으로 증명하는 논문을 발표하면서 세계적인 주목을 끌었다. 빅뱅과 블랙홀 이론의 선두 주자로 떠오른 호킹은 블랙홀이 모든 물체를 삼킬 뿐 아니라 복사에너지를 방출한다는 놀라운 연구 결과도 내놨다. 호킹은 이론 연구에만 몰두한 게 아니라 그 결과를 활발한 저술 활동을 통해 알리면서 대중의 과학 지식 수준을 끌어올리는 기여도 했다. 그가 쓴 <시간의 역사>는 세계적으로 1000만부 이상 팔렸다. 각국을 돌면서 활발한 강연 활동을 펼치며 우주와 철학에 대해 논하고 대중의 상상력을 자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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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게릭병 진단 전인 1962년 옥스퍼드대 졸업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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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킹은 또한 손가락도 거의 움직일 수 없고 스스로는 눈을 깜빡거리기도 어려운 난치병 속에서도 불굴의 의지로 업적을 쌓아왔다는 점에서 많은 이들의 경탄과 존경의 대상이 됐다. 1942년 영국 옥스퍼드에서 태어난 그는 21살에 근위축성 측색 경화증(루게릭병) 진단을 받았다. 2년밖에 더 못 살 것이라는 시한부 판정을 받았지만 평생을 질환과 싸우면서 인간의 극복 의지가 얼마나 위대할 수 있는지를 보여줬다. 1979년부터 2009년까지 30년간 케임브리지대 석좌교수를 역임했다. 휠체어에 의존하면서도 대외적 활동을 활발히 펼치며 알버트 아인슈타인 이후 최고의 물리학자라는 평가까지 받았다. 1985년에는 폐렴으로 입원했다가 수술 뒤 목소리까지 잃어, 이후 전자 발성 장치로 소통해야 했다.
신체의 한계를 절망이 아닌 극복의 대상으로 삼았을 뿐인 낙관주의는 그를 더욱 ‘대중 스타’ 수준으로 만들었다. 영화 <스타 트렉>에 카메오로 출연하기도 했고 애니메이션 <심슨 가족>에는 목소리로 출연했다. 그의 삶은 2014년에 영화 <사랑에 대한 모든 것>(The Theory of Everything)으로 조명을 받기도 했다. 호킹은 자신을 옭아맨 중대 질환에도 긍정적인 면이 있었다며, 단조로웠던 삶이 발병 후 아내 등의 도움을 받으며 풍성해졌다고 밝히기도 했다.
<에이피>(AP) 통신은 휠체어에 의지하지 않고서는 움직일 수 없는 사람이었지만 “그의 실험실은 우주였다”고 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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