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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03.30 11:52 수정 : 2018.03.30 20:54

성조기가 달린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미국 영사관에 29일 폐쇄 결정이 내려진 뒤 적막이 감돌고 있다. 상트페테르부르크/EPA 연합뉴스

지난 4일 전직 스파이 스크리팔 사건 이후
“상호주의에 따라” 미국 외교관 60명 추방키로
상트페테르부르크 영사관도 31일 이후 문닫아
화학무기 금지기구 비상회의 소집해 진실 밝히겠다 주장

성조기가 달린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미국 영사관에 29일 폐쇄 결정이 내려진 뒤 적막이 감돌고 있다. 상트페테르부르크/EPA 연합뉴스
전직 러시아 스파이 세르게이 스크리팔(66)을 신경가스로 암살하려 했다는 의혹을 받는 러시아가 미국의 러시아 외교관 60명 추방 결정에 자국에 파견된 미국 외교관 60명을 추방하는 맞불을 놓기로 했다.

<타스> 통신은 29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브리핑에서 “상호주의에 따른 것”이라며 “모스크바에 있는 미국 외교관 58명, 예카테린부르크에 있는 미국 외교관 2명은 새달 5일까지 러시아를 떠나야 한다”고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아울러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미국 영사관을 31일부터 운영하지 못하게 했다.

러시아가 언급한 60명은 이번주 미국에서 쫓겨난 러시아 정보요원·외교관 인원수와 같다. 영사관을 폐쇄조치한 것도 같다. 미국은 워싱턴주 시애틀에 있는 러시아 영사관에 대해 새달 2일 이후 업무를 전면 중단하도록 했다. <로이터> 통신은 냉전 시대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추방 사태라고 밝혔다.

라브로프 장관은 “나머지 국가들에 대해서도 추방된 러시아 외교관 수가 반영될 것”이라며 러시아 외교관을 추방한 모든 국가에서 똑같이 보복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러시아는 이미 영국 외교관 23명을 추방한 상태다.

지난 4일 영국 윌트셔주 솔즈베리에서 스크리팔과 딸 율리야(33)가 신경가스 노비초크에 공격당한 뒤 영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는 러시아 배후설을 강력히 주장했다. 이에 따라 미국,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 오스트레일리아 등 최소 27개국에서 150명이 넘는 러시아 외교관을 추방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도 러시아 외교관 7명을 추방하고, 3명에 대한 신임 절차를 중단했다.

러시아는 또 이번 사건과 관련해 새달 4일 화학무기금지기구(OPCW) 임시 비상회의를 소집할 것을 제안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정상적인 대화와 진실을 밝히기 위해 비상회의를 소집할 뜻을 공식적으로 밝혔다”며 “서방국들이 솔직한 대화를 피하지 말길 바란다. 그렇지 않으면 모든 일이 중대한 도발이라는 또 다른 증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에 있는 러시아 영사관 복도에 29일 포장된 박스 여럿이 늘어서 있다. 이 영사관은 새달 2일부터 업무를 전면 중단한다. 시애틀/AP 연합뉴스
헤더 나워트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우리는 이 사건을 외교적 보복으로 보지 않는다”면서도 “러시아는 피해자처럼 행동하지 말아야 한다. 러시아가 이번 일과 관련한 대화에 관심이 없다는 사실은 명백하다”고 비판했다.

한편 <비비시>(BBC) 방송은 율리야가 현재 의식이 회복되고, 대화가 가능한 상태까지 호전됐다고 보도했다. 세르게이는 여전히 위독하긴 하나, 비교적 안정을 되찾고 24시간 간호를 받고 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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