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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04.24 16:02 수정 : 2018.04.24 20:49

브렉시트로 EU 차원 작전사령부 영국에서 이전 추진
해적 소탕전 사령부도 유치 노력…이탈리아와 경쟁

아르마다(무적함대)의 영광이 재현될까?

스페인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이용해 유럽연합(EU) 해군의 주축으로 떠오르는 꿈에 부풀어 있다. 1805년 트라팔가르 해전에서 프랑스-스페인 연합 함대가 넬슨의 영국 해군에 참패한 뒤 200여년 만이다.

스페인 해군이 23일 로타 기지 근처에서 해적 소탕전 시범을 보이고 있다. 로타/EPA 연합뉴스
스페인 일간 <엘파이스>는 남부 최대 군항 로타에서 23일 자국 해군이 유럽연합 관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해적 퇴치 작전 시범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강습상륙함이자 경항공모함 기능을 하는 ‘후안 카를로스 1세’호에서 해리어 수직이착륙 전투기가 참관단을 상대로 작전 능력을 과시했다.

이번 시범은 내년 5월로 예상되는 브렉시트를 앞두고 이 기지가 유럽연합 해군의 5개 작전사령부 중 하나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지 점검하기 위해 진행됐다. 5개 작전사령부 중 하나인 영국 해군의 노스우드 기지의 지위를 스페인 해군이 넘겨받겠다는 목적에서다.

스페인 해군의 경항공모함 `후안 카를로스 1세'호.
스페인 해군은 소말리아 해역 등에서 해적 소탕전을 지휘하는 ‘애틀랜타 작전’의 사령부를 로타 해군기지에 유치하는 작업도 추진한다. 현재 ‘애틀랜타 작전’의 사령부도 영국 노스우드 기지에 있다.

유럽 각국은 현재 영국에 거점을 두고 있는 유럽연합 관련 기구들을 유치하려고 경쟁하고 있다. 스페인의 노력도 그 일환이지만 영국과의 앙숙 관계를 고려하면 극적인 측면이 있다. 스페인은 트라팔가르 해전 이후 제해권을 영국에 완전히 빼앗긴 뒤 유럽의 ‘2등국’으로 전락했다. 원래 스페인 땅이었으나 18세기에 영국이 빼앗은 지브롤터도 로타와 가까운 거리에 있다. 스페인은 2016년 브렉시트 결정을 계기로 영국이 지브롤터를 반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마리아 돌로레스 데 코스페달 스페인 국방장관이 ‘후안 카를로스 1세’호 함상에서 해리어 수직이착륙기를 배경으로 두고 발언하고 있다. 로타/EPA 연합뉴스
로타 기지는 37척의 함정과 31기의 군용기를 보유한 대규모 기지다. 이곳에는 4척의 유도미사일 구축함을 갖춘 미국 해군기지도 위치해 있다. 스페인이 유럽연합 차원의 해군 작전사령부를 유치하더라도 군사시설이 확충되진 않고, 자국 해군 수십명을 추가 배치하면 될 전망이다. 하지만 스페인은 유럽연합 내에서의 위상 제고뿐 아니라 영국에 당한 과거 때문에라도 유치전에 열심인 것으로 보인다. 마리아 돌로레스 데 코스페달 스페인 국방장관은 ‘후안 카를로스 1세’ 함상에서 스페인 해군의 역할을 열심히 홍보했다. 프랑스가 스페인을 지원하는 가운데 이탈리아도 영국 해군의 역할을 물려받기 위한 로비에 나섰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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