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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06.01 22:19 수정 : 2018.06.01 23:19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오른쪽)가 1일 하원에서 불신임안 가결 직후 신임 총리 후보인 사회당의 페드로 산체스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마드리드/AP 연합뉴스

2011년 집권 라호이 총리, 집단 부패 사건으로 실권
스페인 민주화 40여년 만에 첫 불신임안 가결 불명예
혼란 지속 이탈리아는 사퇴 총리 후보 재기용 정부 구성 성공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오른쪽)가 1일 하원에서 불신임안 가결 직후 신임 총리 후보인 사회당의 페드로 산체스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마드리드/AP 연합뉴스
마리아노 라호이(63) 스페인 총리가 부패 스캔들에 따른 의회의 불신임 표결로 쫓겨났다.

<아에프페>(AFP) 통신은 라호이 총리가 1일 하원에서 불신임 투표가 가결돼 물러났다고 보도했다. 불신임 찬성 180, 반대 169, 기권 1표였다.

중도우파 국민당 대표인 라호이 총리는 2011년부터 총리직을 맡아왔다. 그는 1977년 스페인의 민주화 이후 의회의 불신임으로 옷을 벗은 최초의 총리가 됐다.

지난해 10월 카탈루냐의 분리 독립 움직임을 저지하며 강한 이미지를 과시한 라호이 총리를 무너뜨린 것은 부패 스캔들이다. 국민당 인사들이 무더기로 뇌물·돈세탁·탈세 혐의로 기소돼 유죄 판결을 받으면서 궁지에 몰렸다. 1999년부터 2005년까지 불법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이 스캔들로 국민당 간부에게 징역 33년이 선고된 것을 비롯해 모두 29명에게 유죄가 선고됐다. 돈을 준 기업인은 징역 51년을 선고받았다. 라호이 총리는 지난해 7월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기도 했다.

야당이었던 사회당의 페드로 산체스(46)가 새 총리로 선임됐다. 그는 친 유럽연합(EU) 성향의 인물이지만, 사회당 의석 수는 350석 중 84석에 불과해 정치적 입지가 탄탄하지 않다.

주세페 콩테 이탈리아 총리 지명자가 1일 하원에 도착하고 있다. 로마/EPA 연합뉴스
한편 이탈리아 정국은 총선 뒤 석 달여의 혼란 끝에 이날 오성운동의 주세페 콩테(54)를 다시 총리로 지명하면서 일단락 국면에 들어섰다. 애초 포퓰리스트 정당인 오성운동과, 극우 정당들이 모인 ‘연합’은 정치 초보자인 콩테를 총리 후보로 지명한 바 있다. 그러나 야당인 민주당 소속인 세르조 마타렐라 대통령이 재무장관 후보의 반유럽연합적 성향을 문제 삼아 각료 임명 거부권을 행사했고, 콩테는 이에 반발해 며칠 만에 사퇴했다. 이에 마타렐라 대통령은 다른 인물을 총리로 지명했다.

하지만 오성운동과 ‘연합’은 재선거를 치르는 대신 친유럽연합 성향의 지오반니 트리아를 새 재무장관 후보로 추천하면서 마타렐라 대통령과 타협에 성공해 새 정부를 출범하게 됐다.

같은 날 유로존 경제 규모 4위 국가인 스페인에서는 정권이 무너지고, 3위 이탈리아에서는 포퓰리즘-극우파 연정이 혼란 끝에 출범했다. 유럽연합과 유로존의 통합에는 둘 다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여지면서, 미국발 ‘무역 전쟁’의 본격화 국면에도 유럽 증시는 상승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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