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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06.06 17:25 수정 : 2018.06.06 19:42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5일 파리 엘리제궁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 뒤 공동 기자회견을 하면서 기자의 질문을 듣고 있다. 파리/AP 연합뉴스

미 EU산 철강·알루미늄 관세부과 조처 뒤 살벌한 전화 통화
“직접 보지 않는 게 좋다” 비스마르크 인용 에둘러 비판
트럼프-EU 지도자들과 알력 극에 달해…초유 공동성명까지
오는 8~9일 캐나다서 열리는 G7 정상회담도 “엉망 예측”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5일 파리 엘리제궁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 뒤 공동 기자회견을 하면서 기자의 질문을 듣고 있다. 파리/AP 연합뉴스
5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프랑스-이스라엘 정상회담 기자회견에는 뜬금없이 ‘소시지’ 얘기가 등장했다. 한 기자가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전화 통화를 하다 험악한 분위기를 연출했다는 보도에 관해 물은 것이 발단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질문을 받고 “소시지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사람들에게 설명한다면 그들이 소시지를 계속 먹을 것 같지 않다”고 표현했다. 이어 “사람들이 조리가 끝난 음식을 보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주방 상황을 설명하는 것이 음식을 배달하거나 먹는 일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는 19세기 독일제국 건설의 주역인 오토 폰 비스마르크가 “법률안을 만드는 작업과 소시지를 만드는 작업은 직접 보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한 것을 인용한 것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를 ‘소시지 만드는 과정’에 비유하면서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겠다고 못박는 한편, 불편한 심기를 에둘러 드러냈다. ‘더러운 대화’가 오갔다고 암시한 셈이다.

전날 <시엔엔>(CNN) 방송은 미국의 유럽연합(EU)산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 조처가 확정된 지난달 31일, 트럼프 대통령이 마크롱 대통령과 ‘살벌한’ 통화를 했다고 보도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미국이 동맹국에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결정이 “불법이며 실수”라고 말했다고 한다. 한 익명 소식통은 “마크롱 대통령은 두 사람의 관계를 고려해 자신의 견해를 말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그 비판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그냥 나빴다. 통화는 끔찍했다”고 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 유럽연합 지도자들 간의 알력은 극에 달해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와도 비슷한 내용의 전화 통화를 했다. 영국 총리실은 이후 “총리는 (미국의) 조처가 부당하며 매우 실망스럽다고 말했다”고 노골적으로 비판했다. 반면 백악관은 “유럽과의 무역 불균형을 시정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간단히 언급했다. 주요 7개국(G7) 중 미국을 제외한 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캐나다·일본 등 G6 국가는 지난 2일 미국의 관세 부과에 반발하는 초유의 공동성명까지 냈다.

8~9일 캐나다 퀘벡주 샤흘르부아에선 경제 성장과 일의 미래, 평화롭고 안전한 세계, 기후변화와 청정에너지 등을 주제로 G7 정상이 회담한다. 한 미국 관리는 <폴리티코>에 “‘관세 폭탄’을 맞은 이번 회담은 어색한 순간으로 가득 찰 수 있다”면서 “엉망이 될 것으로 예측한다”고 밝혔다. 로버트 피셔 힐스앤컴퍼니 컨설턴트는 “주요 국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결정을 했던 G7이, 이젠 무역이란 경계선 앞에서 G6와 한 나라(미국)로 나뉘었다”고 꼬집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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