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6.10 11:28
수정 : 2018.06.11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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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6·15선언 18돌 및 4·27 판문점선언 축하 행사’에 정범구(왼쪽) 한국대사가 박남영(오른쪽) 주독 북한대사와 나란히 앉아 한반도기를 흔들고 있다. 사진 한주연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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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한인교회 ‘6·15선언 18돌, 4·27 판문점선언’ 행사
정범구 남쪽 대사 “남북 힘모아 한반도를 평화 등대로”
박남영 북쪽 대사 “북과 남 주인되어 공동선언 이행을”
동포들 “유럽에서 신의주·평양·부산까지 달리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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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6·15선언 18돌 및 4·27 판문점선언 축하 행사’에 정범구(왼쪽) 한국대사가 박남영(오른쪽) 주독 북한대사와 나란히 앉아 한반도기를 흔들고 있다. 사진 한주연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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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통일’의 상징인 독일 베를린에서 남과 북이 다시 만났다. 햇볕이 쨍쨍한 무더운 초여름 날씨였던 9일 오후 3시(현지시각) 베를린 한인교회가 예배당으로 빌려 쓰는 하일란트 교회에서 주독일 한국대사와 북한대사가 한곳에 모였다.
이날 만남은 6·15 공동선언 유럽지역위원회가 ‘6·15선언’ 18주년과 ‘4·27 판문점선언’을 축하하기 위해 만든 자리다. 향후 한반도의 운명을 결정할 수도 있는 12일 북-미 정상회담을 앞둔 기대감 속에 독일 동포와 독일인 250여명으로 행사장이 꽉 찼다. 한반도의 화해 분위기를 반영하듯 남쪽의 정범구 대사와 북쪽의 박남영 대사가 행사장 앞자리에 나란히 앉아 담소를 나눴다.
사회를 맡은 선경석 6·15 공동선언실천 유럽지역위원회 상임대표는 “평화 공존만이 우리 민족이 평화롭게 살아갈 길이다. 12일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열릴 수 있도록 응원해 달라”고 호소했고, 조성호 베를린 한인교회 담임목사는 “우리 민족의 운명은 분단이 아니다. 우리가 택한 길이 아니기에 더 그렇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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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습니다’ 등의 노래를 부른 주독 북한대사관 직원 자녀들이 행사 참석자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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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동포들은 성악과 전통무용을 준비했다. 그러나 이날의 주인공은 따로 있었다. 북한대사관 직원 자녀들로 구성된 청소년 중창단은 오랜만에 만난 남북이 서로를 반기는 노래 ‘반갑습니다’를 비롯해 세 곡을 열창했다. 동포들이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정범구 대사는 축사에서 “남북 정상이 최근 판문점에서 연인들처럼 ‘번개’ 모임을 했다”며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진행돼 한반도가 평화와 번영으로 가는 중요한 계기가 만들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판문점 선언과 관련해 독일 <빌트>에 나온 ‘경계는 무너질 수 있다’는 1면 머리기사가 기억에 남는다. 사람이 인위적으로 만든 경계는 마음먹으면 넘을 수 있다는 걸 두 정상의 만남을 통해 확인했다. 형제 간의 오랜 반목을 청산하고, 서로 손을 잡아주고 이끌어주며,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키고 공동 번영의 길로 나아간다면 세상의 어떤 나라도 우리 민족을 함부로 보지 못한다. 그렇게 된다면 독일 어느 유력 정치인이 말한 것처럼 한반도는 ‘동아시아의 등대’가 될 것이다. 세계에 평화와 번영의 불빛을 전파하는 ‘희망의 등대’가 되는 한반도를 만들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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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과 북이 하나된 행사를 마치고 남북한 대사들과 한인동포들이 함성을 지르며 기념사진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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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쪽 박남영 대사도 “6·15 공동선언은 민족 화해와 화합의 기초이고 북남 관계 해결의 출발점이다. 판문점 선언 29일 만에 마음을 터놓고 솔직히 대화를 나눈 (두 정상의) 두 번째 상봉은 신심과 감동을 안겨 주었다. 북남 관계를 전진시키고 조국통일의 새 역사를 써 나가자는 것이 우리 최고영도자의 확고한 의지이다. 판문점선언을 이행하도록 모두가 노력할 때다. 우리 겨레 모두에게 새로운 희망과 활력을 안겨준 북남 관계를 발전시키려면 민족 자주의 입장을 확고히 해야 한다. 어떤 세계 정세에 구애됨이 없이 북과 남이 주인 되어 일관되게 이행해 나가야 된다”고 화답했다.
6·15 해외동포 결의문 낭독은 6·15 유럽위원회 공동대표 김진향씨가 맡았다. 그는 “우리 유럽 동포들은 이제 전쟁의 불안에서 벗어나 유럽에서 신의주와 평양을 거쳐 부산까지 달리는 대륙 여행의 희망을 가지게 됐다. 한반도에 찾아온 이 소중한 기회를 온 민족이 단결하여 함께 지키고 발전시켜 나가자”고 말했다. 그는 행사를 마친 뒤 “오늘 행사에 교민들이 많이 참석하고 분위기도 좋았다”며 “70년 분단으로 통일이 쉽지는 않겠지만, 국민들이 평화와 화해를 원하기 때문에 남북 정상이 계속 만나면 잘 되리라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베를린/글·사진 한주연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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