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6.21 16:43
수정 : 2018.06.21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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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리아 말스트룀 유럽연합 통상 담당 집행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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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 강세·트럼프 지지 지역 생산품 겨냥
청바지·오토바이·농산물 등 28억 유로 규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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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리아 말스트룀 유럽연합 통상 담당 집행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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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이 22일부터 미국에 보복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세실리아 말스트룀 유럽연합 통상담당 집행위원은 유럽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제품에 각각 25%와 1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한 것에 대한 보복으로 22일부터 미국산 청바지, 오토바이, 버번위스키 등 28억유로(약 3조6천억원)어치 제품에 25%의 보복관세를 부과한다고 20일 밝혔다. 보복관세 품목에는 크랜베리, 오렌지 주스, 사탕옥수수, 땅콩버터 등 농산물과 농산가공품 등이 포함됐다. 멜스트롬 무역위원은 “유럽연합은 이런 입장에 놓이는 것을 원치 않았다”며 “유럽산 철강 및 알루미늄에 대한 미국의 일방적이고 부당한 결정은 우리에게 다른 선택을 남겨놓지 않았다”고 말했다.
유럽연합은 이번 조처가 미국의 부당한 관세 부과에 대응하는 것이고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에도 부합한다고 밝혔다. 유럽연합은 미국이 지난 1일 발동한 철강 등에 대한 관세를 철회하면 보복관세를 철회하겠다고 했다.
유럽연합의 보복관세 대상은 미국 정치권의 약점을 공략하기 위해 정치적으로 선택된 것으로 보인다. 주요 보복 대상인 농산물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지지 지역인 미국 중서부 내륙 지역에서 생산된다. 버번위스키는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의 지역구인 켄터키주가 주산지다. 오렌지 주스는 미국 선거 결과를 좌우하는 플로리다주의 생산물이다.
유럽연합은 앞서 3월에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연합·캐나다·멕시코 등의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하자 즉시 보복관세 품목을 밝혔다. 이후 미국과 유럽연합은 대화를 진행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1일 관세 부과를 강행했다.
유럽연합의 보복관세가 현실화되며 미국을 둘러싼 ‘무역 전쟁’이 격화되자 워싱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무역에 대한 행정부의 권한을 제한하는 법안을 발의한 팻 투미 공화당 상원의원은 20일 의회 청문회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안보를 이유로 수입 철강에 대해 고율 관세를 부과한 것은 “완전히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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