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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06.28 16:14 수정 : 2018.06.28 17:11

<도이체 벨레> 누리집 갈무리

공영방송 ‘도이체 벨레’ 사설 통해 뢰브 감독 사퇴 요구
‘빌트’도 “뢰브, 바꿔야”…1면 제목 “말이 안 나오네”
1990년 우승 영웅 마테우스 “내가 아는 독일 팀 아니다”
대표팀 주력 외질, 경기 후 팬들과 말싸움 사실도 알려져

<도이체 벨레> 누리집 갈무리
“이제, 요아힘 뢰브가 떠날 시간이다.”

1938년 이후 80년 만에 처음 월드컵 1차 리그에서 탈락한 독일 축구 대표팀에게 독일 언론과 팬들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2006년부터 12년간 독일 국가대표팀을 맡아온 스타 감독 요아힘 뢰브(58)의 경질설도 나온다. 공영방송 <도이체 벨레>는 27일 사설을 통해 “(독일 대표팀이) 바뀌어야 할 시간”이라면서 “이것은 뢰브가 바라던 마지막은 아니었겠지만, 독일이 필요로 하는 마지막”이라고 적었다. <쥐트도이체 차이퉁>도 “뢰브 감독이 이 대회 국가대표 감독으로 짐을 질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면서 “독일 축구협회가 그를 잡으려 한다 해도, 그는 월드컵에서 중요한 신호를 보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뢰브 감독은 카타르 월드컵이 열리는 2022년까지 국가대표팀 감독을 맡도록 지난달 재계약을 맺었다. 독일 축구계가 얼마나 그를 신뢰하는지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그러나 독일 대표팀이 사상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자 섣불리 계약을 맺은 독일 축구협회까지 도마 위에 오르는 양상이다. 뢰브 감독은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선 팀을 우승으로, 그 전 두 대회인 2006년 독일,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선 4강으로 이끌었다.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우승을 이끈 독일 축구의 전설 가운데 하나인 로타어 마테우스는 이날 한국-독일 전이 끝난 뒤 “이것은 내가 아는 독일팀이 아니다”라며 자국 대표팀을 맹비난했다.

독일 <빌트>의 1면. 왼쪽은 2014년 6월 브라질월드컵 준결승전에서 독일이 브라질을 7 대 1로 이긴 뒤 발행한 1면이고, 오른쪽은 27일 한국에 2 대 0으로 패한 뒤 지면이다. 제목은 “말이 안 나오네”로 똑같지만 뜻은 180도 다르다. <빌트> 누리집 갈무리
일간 <빌트>는 4년 전 브라질 월드컵 4강전에서 독일이 홈팀인 브라질을 7 대 1로 이겼을 때 1면 제목을 “말이 안 나오네(Ohne Worte)”로 붙였다. 라이벌인 브라질에 대승을 거둔 기쁨을 드러낸 표현이었다. 4년 만에 그 제목이 다시 등장했다. 그러나 이번엔 거대한 비극 앞에서 할 말을 잊었다는 의미였다. <빌트> 또한 “뢰브가 바뀌어야 한다”는 제목의 분석 기사를 내보냈다. 또 “뢰브의 극적인 실수”라는 제목으로 ‘대표팀의 7가지 쓰라린 진실’을 꼽아 보도하기도 했다.

<데페아>(DPA) 통신은 “한국전에서의 패배는 2006년 월드컵 이후 대표팀을 맡은 뢰브 감독의 미래에 대한 추측으로 이어지고 있다. 몇몇 중견 선수들의 국제적 앞날도 이제 불확실해졌다”고 평가했다. 이어 “독일이 월드컵 조별 리그에서 탈락한 적은 없었지만 유럽챔피언십에서는 1984년, 2000년, 2004년 3번 조기 탈락했다”면서 “그때마다 감독은 팀을 떠났다”고 전했다. 뢰브 감독의 사임이 사실상 임박했음을 시사한 것이다.

예상보다 경기를 일찍 끝마친 독일 대표팀은 28일 오후 2시25분(현지시각) 프랑크푸르트공항으로 귀국한다. 이에 앞서 뢰브 감독은 텔레비전 인터뷰에서 “그 질문(사임)에 대한 답을 하기는 너무 이르다. 상황을 분명히 보기 위해 몇 시간이 필요하다”며 사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이어 “실망감은 내 마음속 깊은 곳에 있다. 우리가 한국에 질 것이란 상상을 할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독일 대표팀의 주력인 메수트 외질은 한국전에서 패한 뒤 현장에 있던 팬들과 싸움을 했다고 <빌트>가 보도했다. 외질은 원정 응원을 온 독일 팬들이 라커룸으로 들어가던 자신에게 모욕하는 제스처를 취했다며, 무리를 향해 달려들었다. 이를 골키퍼 코치와 경호원이 말렸다고 한다. 터키계인 외질은 이번 월드컵을 앞두고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에게 “나의 대통령”이란 표현을 써 독일 팬들의 비난을 받기도 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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