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7.09 15:29
수정 : 2018.07.09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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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리사 메이(왼쪽) 영국 총리와 장클로드 융커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이 지난해 12월 벨기에 브뤼셀에서 브렉시트 협상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영국은 2019년 3월로 예정된 브렉시트에 앞서 유럽연합과 영국의 관계를 확정하는 힘겨운 협상을 끝내야 한다. 브뤼셀/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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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와 상품 무역 등에서 ‘자유무역지대 유지’ 뼈대로 한
‘부드러운 브렉시트’ 방안에 담당 장관 사표로 반기
영국 언론 “메이 총리에 파괴적인 타격 될 것” 전망
영국, 2019년 3월 브렉시트 앞두고 다시 혼란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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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리사 메이(왼쪽) 영국 총리와 장클로드 융커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이 지난해 12월 벨기에 브뤼셀에서 브렉시트 협상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영국은 2019년 3월로 예정된 브렉시트에 앞서 유럽연합과 영국의 관계를 확정하는 힘겨운 협상을 끝내야 한다. 브뤼셀/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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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과의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협상을 맡아온 데이비드 데이비스 영국 브렉시트 담당 장관이 8일 밤 사임했다. 경제 사정을 고려해 ‘부드러운(soft) 브렉시트’로 방향 전환을 한 테리사 메이 총리에게 뼈아픈 타격이다.
데이비스 장관은 메이 총리에게 보낸 사임 서한에서 브렉시트를 둘러싼 내각 내 이견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동안 (유럽연합의) 관세 동맹과 단일 시장에서 이탈한다는 (2016년 6월) 국민투표와 총선 공약을 지키는 게 가능하다고 판단했었다”고 했다. 그러나 “최근 정책과 전략 흐름을 보면 그것이 점점 더 어려워지는 것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각료로서 국익을 지키려면 나는 마지못해 끌려나온 징집병이 아니라 당신의 열렬한 신봉자가 돼야 한다”며 “즉시 장관직에서 사임한다는 뜻을 전하게 돼 안타깝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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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데이비스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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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 총리는 이에 대해 “무난하고 성공적인 브렉시트를 위해 많은 진전이 이뤄진 상황에서 내각을 떠난다는 판단을 한 점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9일 이번 사태의 파장을 막기 위해 자신이 생각하는 브렉시트 방식을 의회에 설명하기로 했다.
영국 언론들은 데이비스 장관 사임은 메이 총리에게 “파괴적 타격”(<가디언>)이 될 것이라 전망했다. 영국은 2019년 3월로 정해진 브렉시트 일정에 따라 적어도 10월까지는 탈퇴 조건에 대해 유럽연합과 ‘기본 합의’를 맺어야 한다.
메이 총리는 지난 6일 각료들을 총리 별장인 체커스에 모아놓고 브렉시트 뒤에도 유럽연합과 상품 자유무역지대를 유지하는 노선을 제시했다. 그동안에는 메이 총리도 유럽연합에서 완전히 이탈한다는 ‘강경한 브렉시트’를 기본 방침으로 내세워왔지만 현실론으로 기운 셈이다. 영국은 브렉시트 이후에도 단일 시장에 남으려면 유럽연합의 규칙을 따라야 한다. 이에 일부 각료들은 ‘원칙을 지켜야 한다’며 반발했지만, 12시간에 걸친 총리의 마라톤 설득에 동의한듯 보였다.
영국 언론들은 메이 총리의 운명을 가를 변수는 총리의 타협안에 “똥(turd)같다”고 반응한 보리스 존슨 외무장관의 거취라고 전했다. 강경한 브렉시트를 주장해 온 보수당 강경파는 환호성을 질렀다. 안드레아 젠킨스 의원은 <파이낸셜 타임스>에 “환상적인 뉴스다. 데이비스 장관이 원칙을 지키고 사임하는 용기를 보여줬다. 이것이 브렉시트 논의의 게임 체인저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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