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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07.18 20:18 수정 : 2018.07.18 22:05

EU 집행위, ‘구글, 스마트폰 OS로 부당 경쟁행위’ 43억유로 벌금
지난해에도 반독점 규정 위반 이유 구글에 24억유로 벌금 매겨
17일엔 일본과 경제동반자협정 서명, 미국발 보호주의에 맞서

미국발 무역 전쟁 및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한테 난타당한 유럽이 이틀 연속 반격의 펀치를 날렸다. 일본과 무역 협정을 체결한 데 이어 구글에 역대 최고 수준의 벌금을 매겼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18일 미국의 대표적 정보기술 업체 구글에 반독점 규정 위반을 이유로 43억유로(약 5조6577억원)의 벌금을 부과한다고 밝혔다. 마그레트 베스타거 집행위원은 “구글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검색엔진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굳히는 데 이용”하는 불법행위를 했다고 설명했다.

유럽연합 집행위는 지난 3년간 구글의 스마트폰 운영체제 독과점 문제를 조사해왔다. 그 결과, 스마트폰 운영체제의 80%가량을 점하는 구글이 한국의 삼성전자와 중국의 화웨이 등 휴대폰 생산업체들에게 안드로이드를 쓰는 대가로 인터넷 내비게이터 ‘크롬’을 기본적으로 깔게 하고, 앱마켓 ‘구글 플레이’도 탑재시켜 이런 분야 경쟁 업체들을 부당하게 따돌렸다고 설명했다. 이번 벌금은 구글이 자사 쇼핑 서비스를 우선 검색되게 해 경쟁자들을 부당하게 배제시킨다며 지난해 유럽연합이 부과한 벌금(24억유로)을 훨씬 웃돈다. 43억유로는 그 자체로는 거액이지만, 모회사 알파벳의 보유 현금(약 116조원)을 생각하면 구글에는 치명적 타격이 아니다.

하지만 <로이터> 통신은 이번 조처는 미국과 유럽의 무역 전쟁을 가열시킬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유럽 관계는 2차대전 이후 최악이라는 말을 듣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1~12일 나토 정상회의에서 국방비 지출이 적다는 이유로 28개 유럽 회원국들을 꾸짖고, 이어 만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한테는 매우 유화적인 자세를 취했다. 장클로드 융커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은 25일 백악관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과 무역 갈등 문제 등을 논의한다.

아베 신조(가운데) 일본 총리와 장 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왼쪽), 도날트 투스크 유럽연합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17일 일본-유럽연합 경제동반자협정(EPA) 서명 관련 기자회견을 한 뒤 웃고 있다. 도쿄/AP 연합뉴스
유럽연합은 17일에는 일본과 자유무역협정(FTA)의 일종인 경제동반자협정(EPA)에 서명했다.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에 맞서 세계 총생산의 30%를 차지하는 거대 자유무역지대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양쪽은 의회 비준 절차를 마치면 내년 3월에 협정을 발효시킬 계획이다.

이 협정이 시행되면 일본은 전체 상품의 94%, 유럽연합은 99%의 관세를 철폐하게 된다. 치즈, 포도주, 돼지고기 등 높은 경쟁력을 자랑하는 유럽연합의 농축산물이 싼 가격으로 일본에 들어오게 된다. 이 경우 미국산 농산물이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에선 일본의 자동차와 전자제품 등을 싸게 구입할 수 있다. 일본 외무성은 이 협정이 일본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약 5조엔(약 50조원) 늘리고 일자리 29만개를 창출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도쿄에서 열린 서명식에서 양쪽은 “보호주의 움직임이 확대되는 가운데 일본과 유럽연합이 자유무역 기수로서 세계를 주도해가고 싶다”(아베 신조 일본 총리), “관세 전쟁, 거친 말, 무책임이 진정한 위험”(도날트 투스크 유럽연합 정상회의 상임의장)이라며 미국발 보호주의에 경고음을 냈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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