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7.19 17:55
수정 : 2018.07.23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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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위 70도, 북극권 핀란드 케보 31.6도
스웨덴 전역 44곳 대형 산불…퀘백에서는 최소 89명 사망
일 교토 6일 연속 38도 넘어…“목숨 위험할 수 있는 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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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한 ‘열돔’(heat dome) 현상이 북반구 곳곳에서 최고 기온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현재 북유럽에서 동아시아까지 북반구 국가들은 살인적인 ‘더위 천장’ 안에 갇힌 상태다. 열돔 현상은 지상 5~7㎞ 상공에서 발달한 고기압이 반구 형태의 열막을 만들어 뜨거운 공기를 가둬놓은 상태를 말한다. 온실가스 배출 증가에 따른 지구 온난화가 원인으로 지목된다.
<워싱턴 포스트>는 18일 북위 70도로 북극권에 속하는 핀란드 케보의 전날 최고 기온이 31.6도에 달했다고 전했다. 이곳의 7월 예년 기온은 15.5~21.1도로 선선한 편이지만, 지금은 26.6~32.2도를 오르내린다. 16~17일 스웨덴·노르웨이 등 다른 북유럽 나라들의 최고 기온도 32도를 넘어섰다. 노르웨이 트론헤임 공항은 16일 32.4도로 사상 최고 기온을 기록했고, 핀란드 남부 투르크는 1914년 이후 최고인 33.3도, 스웨덴 웁살라는 1975년 이후 최고치인 34.4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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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소방 헬리콥터가 18일 이상 고온으로 산불이 발생한 유스달에서 진화 작업을 하고 있다. 유스달/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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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조하고 더운 날씨로 인한 대형 산불도 이어지고 있다. 스웨덴 전역 44곳에서 화재가 발생해 스웨덴 정부가 국제사회에 지원을 요청했다. 스웨덴 국립기상청은 국가 전역에 화재 경보를 발령했다. 비정상적 고온 현상은 다음주에도 계속된다고 유럽 기상전문센터 ‘시비어 웨더 유럽’이 전했다.
북아메리카도 폭염에 시달린다. 이달 초부터 미국 캘리포니아주와 캐나다 동부에선 치명적 더위로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캐나다 퀘벡주 몬트리올의 지난 2일 온도는 36.6도, 체감온도는 46도까지 치솟았다. 퀘백주에선 더위로 인해 지난 7일까지 최소 89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중동과 아프리카 역시 유례없는 더위로 허덕이고 있다. 북아프리카 알제리에 있는 우아르글라의 5일 기온은 51.3도로 아프리카 대륙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오만 쿠리야트의 지난달 28일 ‘최저’기온은 사상 최고치인 42.6도였다.
일본에서도 폭염의 희생자가 속출하고 있다. 일본 기상청은 현재의 이상 기온은 “목숨이 위험할 수 있는 더위”라고 경고했다. 도쿄 하네다 공항에선 16일 뜨거운 열기로 활주로 아스팔트에 가로 30㎝, 세로 20㎝, 깊이 10㎝의 구멍이 생겨 항공기 6편이 결항됐다. 18일 기후현 다지미시의 최고 기온은 40.7도, 19일 교토시의 최고 기온은 39.8도를 기록됐다. 교토시 최고 기온은 6일 연속 38도를 넘었는데, 이는 1880년 기록 작성이 시작된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일본 소방청은 9일부터 15일까지 일주일간 열사병 등 더위 관련 질환으로 최소 12명이 숨지고 9956명이 병원에 실려갔다고 밝혔다. 각급 학교에선 야외 수업을 자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금 같은 북반부의 고온 현상이 이례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올해는 라니냐(적도 지역 해수 온도가 평균보다 낮은 상태)가 발생했는데, 라니냐와 고온 현상이 동시에 나타나는 일은 드물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북반구를 감싸는 거대한 열돔이 발생한 메커니즘을 분명히 규명하지 못하고 있다. 마이클 만 펜실베이니아주립대 지구시스템과학센터장은 “이례적인 것은 열돔 반구의 규모다. 어느 한 장소에 영향을 주는 규모가 아니고, 넓은 지역에서 고온 현상이 관측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세계기상기구(WMO)는 보고서를 통해 “6~7월 일어난 개별 기온 상황을 기후 변화 탓만으로 보긴 어렵지만, 온실가스 증가 여파로 생기는 장기적 기온 추세와 상통하는 부분이 있다”고 강조했다.
김미나 기자, 도쿄/조기원 특파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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