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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08.08 18:19 수정 : 2018.08.08 22:17

사우디아라비아가 최근 여성운동가 구금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 캐나다에 대한 보복 조처로 이 나라에 머물고 있는 자국 유학생들에게 철수하라는 훈령을 내렸다. 캐나다 토론토 대학교 전경. 토론토 대학교 누리집 갈무리

여성 인권 활동가 구금 비판으로 시작된 사우디-캐나다 갈등
대사 추방, 항공기 폐쇄 이어 유학생 철수령까지
중재 요청 받은 미국 “양국이 외교로 풀어라”

사우디아라비아가 최근 여성운동가 구금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 캐나다에 대한 보복 조처로 이 나라에 머물고 있는 자국 유학생들에게 철수하라는 훈령을 내렸다. 캐나다 토론토 대학교 전경. 토론토 대학교 누리집 갈무리
사우디아라비아가 여성 인권운동가 체포를 비판한 캐나다에 단교에 버금가는 강경 대응을 이어가고 있다. 캐나다대사를 추방하고 토론토행 비행편의 운항을 중단한 데 이어 자국 유학생들에게 전원 철수령을 내렸다.

캐나다 공영방송 <시비시>(CBC)는 8일 사우디 정부가 캐나다에서 유학 중인 자국 학생들에게 한 달 안에 전원 귀국하라는 훈령을 내려 대학가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사우디 교육부는 캐나다와 맺은 학술 교류 프로그램을 모두 중단한다는 방침을 발표한 데 이어 최근 유학생 전원 철수령을 발표했다.

사우디 유학생들의 집단 철수로 인해 연간 4억 캐나다달러(한화 3427억원) 정도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된다. <사우디 가제트>와 캐나다 현지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캐나다에서 유학 중인 국비 유학생은 8000여명, 단기 유학생까지 포함하면 총 1만6000여명이다. 이들과 캐나다에 거주하는 가족도 7000명에 이른다. 유학 산업은 관광업과 함께 캐나다 경제를 지탱하는 주요 산업이다.

양국 갈등은 사우디 당국이 지난 3일 사우디계 미국 시민 사마르 바다위를 비롯한 여성 인권운동가 10여명을 체포하면서 시작됐다. 사마르는 미국 국무부로부터 ‘용기있는 세계 여성상’을 받은 여성 운동가다. 그는 남매인 라이프 바다위가 이슬람 성직자 모욕을 이유로 징역 10년형과 태형 1000대를 선고받자 적극적으로 인권 운동에 나섰다. 라이프의 아내는 캐나다 시민권자다.

구금 소식을 접한 크리스티아 프리랜드 캐나다 외무장관은 “바다위의 구금 소식이 우려스럽다”는 트위터 글을 올렸다. 다음날 캐나다 외무부는 “인권운동가들의 즉각 석방”을 요구했다. 사우디는 “캐나다 정부의 성명은 내정에 대한 노골적 간섭”이라며 각종 보복 조처를 쏟아냈다. 베세마 모마니 캐나다 워털루대 교수는 현지 언론에 “서구에 막대한 달러를 투자한 사우디가 자국 내정을 비판하면 경제적 대가를 치를 수 있다는 점을 국제사회에 각인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외교 분쟁이 확대되어도 ‘부담’이 덜한 캐나다를 표적삼아 사우디 인권 문제에 서구가 개입하지 못하도록 경고를 보내고 있다는 얘기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갈등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캐나다 정부가 중재를 요청했지만, 미국 국무부의 헤더 나워트 대변인은 양국은 모두 미국의 친구라며 “갈등을 외교적으로 풀어야 한다”고 했다.

옥기원 기자 o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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