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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08.15 19:17 수정 : 2018.08.15 20:53

고경일 작가가 자신의 작품 <폭탄비>를 설명하고 있다.

고경일·이하·김서경 작가 등
위안부 아픔 다룬 20여점
OKK 갤러리서 20일까지
“외국 작가들도 연대 꾀할 것”

고경일 작가가 자신의 작품 <폭탄비>를 설명하고 있다.
위안부의 아픔을 그린 회화·조각·판화·만화·비디오를 전시하는 <보따리> 전시회가 3년 만에 독일 베를린을 다시 찾았다. 11일 저녁 ‘비판적 예술 기관’ OKK 갤러리에서 막을 올렸다.

20일까지 열리는 전시회는 피해자들의 한을 보따리에 싸서 이곳저곳에 가서 풀어낸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번에는 위안부의 고통을 넘어서서 ‘전쟁과 여성’ 문제를 곱씹게 하는 다양한 주제를 갖고 왔다. 욱일기와 탱크 앞에 묵묵히 앉아있는 소녀상 이미지로 저항의 이미지를 보여주는 이하 작가의 <군국주의>, 떨어지는 폭탄들 안에 평화롭게 사는 여성과 어린이의 이미지를 담은 고경일 작가의 판화 <폭탄비>, 박현수 작가의 <침묵>, 김서경 작가의 <소녀의 꿈> 등 20여점이 전시되고 있다. 잠자는 숲 속의 공주와 왕자를 카툰으로 그린 일본 작가 미시마 아유미의 <키스하지 마, 나 혼자 일어날 거야>는 ‘미투’ 정신을 담았다.

김서경 작가의 <소녀의 꿈.>
참여 작가들은 2017년 초 박근혜 전 대통령의 나체 풍자 그림을 전시해 논란을 일으킨 <곧, 바이>전에 함께한 이들이 주축이다. 이번 전시회를 기획한 고경일 작가(상명대 만화학과 교수)는 클라우드 펀딩을 하고 그림을 팔아 비용을 댔다.

고 작가는 한국군의 베트남 양민 학살을 주제로 작업하기도 했다. “(한국군의 양민 학살은) 베트남과 한국의 문제가 아니에요. 위안부 문제도 일본과 한국의 문제가 아니에요. 이것은 남성과 남성의 전쟁 속에서 여성을 전리품으로 만들면서 물건처럼 다뤘던 끔찍한 남성 위주의 역사에서 비롯된 겁니다. 이런 전쟁과 여성 문제는 보스니아, 시리아, 콩고 등 전쟁이 있는 곳에서는 항상 존재합니다. 이런 문제를 알리는 것은 한두 번의 이벤트성 있는 행사로 끝나면 안 되고 전세계 작가들과 연대해서 같이 얘기할 필요가 있어요.”

그는 베를린에서 함께 연대할 다른 나라 출신 작가를 만나길 기대한다. “베를린은 이념 갈등을 끝내고 통일을 이뤄낸 독일이란 국가의 중심지예요. 뉴욕도 미술의 중심지이지만 장식성과 오락성만을 가진 미술이 주류를 이뤄요. 하지만 베를린은 장식성과 오락성에 메시지까지 덧붙인 예술이 자리 잡은 곳이죠. 그래서 동유럽, 아프리카 작가들이 많이 오는 곳이에요.”

보따리전에서 앞으로도 가지고 갈 가장 큰 주제는 ‘여성’이다. “여성 문제, 성소수자 문제가 해결돼야 통일 문제, 민족 문제도 해결될 거라고 봅니다. 한반도의 여성 문제는 통일 문제와 관련이 있다고 봐요. 남과 북을 이간질하고 적대시하게 만들고 전쟁을 부추기는 속에서 이득을 취하는 세력은 다른 약자들이 어떻게 되는지 상관하지 않잖아요.”

베를린/글·사진 한주연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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