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9.10 19:59
수정 : 2018.09.10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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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실시된 스웨덴 총선에서 극우 성향의 스웨덴 민주당이 돌풍을 일으킨 가운데 수도 스톡홀름에서 지지자들이 환호하고 있다. 스톡홀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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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총선서 ‘신나치주의’ 뿌리 둔 스웨덴 민주당 돌풍
17.6% 득표하며 제3당 지위 올라
진보·보수연합정당 과반 못 미쳐
극우정당이 캐스팅보트 쥐게 돼
오케손 대표체제 뒤 ‘반난민’ 부채질
“매일 총소리…여성들은 두려움에”
난민 범죄 상기시키는 구호로 유세
네덜란드·독일 등 극우 세 확장 속
내년 EU 선거 앞두고 연대 움직임
유럽 내 ‘난민수용 반대’ 목소리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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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실시된 스웨덴 총선에서 극우 성향의 스웨덴 민주당이 돌풍을 일으킨 가운데 수도 스톡홀름에서 지지자들이 환호하고 있다. 스톡홀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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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극우 정치 열풍이 동유럽과 서유럽에 이어 북유럽 복지국가 스웨덴마저 덮쳤다. 신나치에 뿌리를 둔 ‘스웨덴 민주당’이 9일 총선에서 제3당 자리를 차지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극우 정당들이 범유럽 차원의 연대 움직임까지 보여 유럽 정치의 극우화에 대한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스웨덴텔레비전>(SVT)은 스웨덴 민주당이 17.6%(349석 중 62석)를 얻어 제3당 자리에 올랐다고 10일 보도했다. 스테판 뢰벤 총리가 이끄는 중도좌파 연합(사민당·좌파당·녹색당)이 40.6%(144석), 중도우파 연합(보수당·중앙당·기독민주당·자유당)이 40.3%(143석)를 득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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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민주당은 신나치주의를 표방하며 1988년 창당했다. 초기에는 신나치가 주력이었고 폭력 시위를 자주 해 논란이 됐다. 2005년 임미 오케손(39)이 대표로 선출된 뒤 신나치와 거리를 두며 ‘민족주의’ 보수 정당으로서 세를 확장했다. 2014년 총선에서는 반난민 정서를 자극해 12.9%를 득표한 데 이어 이번에 세를 더 확장했다. 정당별 득표율로는 각각 중도좌파와 중도우파의 중심인 사민당(28.4%)과 보수당(19.8%)에 이어 3위다. 스웨덴 정치를 지배하다시피 하며 복지국가를 건설한 사민당의 득표율은 100여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가장 큰 이슈는 난민 정책이었다. 인구가 1000만여명인 스웨덴은 2015년 16만3천여명의 난민을 수용하는 등 2012년 이후 40만명이 넘는 난민을 받아들였다. 세계에서 인구 대비 가장 많은 난민을 수용하며서 불만이 커졌다. 특히 지난해 4월 우즈베키스탄 출신 남성이 트럭을 몰고 수도 스톡홀름 번화가에서 행인들을 향해 돌진해 5명이 숨진 사건을 계기로 반난민 정서가 고조됐다. 경제가 순항중이지만, 시민들은 많은 이주민들로 인해 복지국가 시스템이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를 보여왔다. 2014년 총선 후 사민당 정부가 난민 지원 예산을 축소하고 난민 심사를 강화했지만, 극우는 불만을 적극 파고들며 선동을 강화했다.
스웨덴 민주당은 △신규 이민자 신청 유예 △불법 이민자 추방 △국적 심사 강화를 뼈대로 한 반난민 정책을 앞세웠다. 오켄손 대표는 유세 과정에서 “매일 총소리가 나고 여성들이 치안 불안으로 두려움에 떨고 있다”는 식의 구호로 지지를 호소했다. 유럽 국가들 중에서도 다양성과 관용의 분위기가 강한 스웨덴 사회가 이런 호소에 잠식됐다.
중도좌파와 중도우파가 모두 과반 확보에 실패하고, 양쪽 득표율 차가 0.3%포인트에 불과해 새 정부 구성에 난항이 예상된다. 동시에 스웨덴 민주당은 ‘이론상’ 캐스팅 보트를 쥐게 됐다. 중도우파도 선거 전 극단주의자들인 스웨덴 민주당과 연대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그러나 스웨덴 정치를 지배해온 사민당한테서 정권을 뺏고 싶은 중도우파가 흔들릴 수 있다. 오켄손 대표는 “우리의 킹메이커 역할이 강화됐다”며 중도우파에 연대의 신호를 보냈다.
유럽의 극우 정당 열풍은 중·동부 유럽과 서유럽을 거쳐 이번에 북유럽까지 이르렀다. 2015년 시리아 내전으로 100만명의 난민이 유럽으로 몰려들자 각지에서 반난민 정서를 앞세운 극우 정당이 급속히 성장했다. 지난해 3월 네덜란드에선 극우 자유당이 2당 자리를 차지했고, 지난해 9월 독일에선 극우 ‘독일을 위한 대안’이 12.7% 득표율로 제3당에 오르며 연방의회에 진출했다. 올해 4월 헝가리 총선에선 빅토르 오르반 총리가 반난민·반유럽연합 구호를 앞세워 4선에 성공했다. 헝가리 정부는 난민을 도우면 처벌한다는 법까지 만들었다. 지난 6월 슬로베니아 총선에서도 반난민 캠페인을 벌인 ‘슬로베니아 민주당’이 제1당 자리에 올랐다.
극우 정당들은 내년 유럽의회 선거를 앞두고 연대 움직임을 보인다. 극우 정당들은 난민 문제 ‘해결’에 소극적이라며 유럽연합(EU)에 적대적 태도를 보인다. 스웨덴 민주당도 유럽연합 탈퇴에 대한 국민투표 실시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극우 정치의 득세가 국가주의·민족주의 강화로 유럽 통합을 되돌릴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옥기원 기자
o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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