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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1.08 17:57 수정 : 2019.01.08 20:57

지난 5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노란조끼 시위에 참가한 전직 복싱선수 크리스토프 데틴제가 경찰을 향해 주먹을 날리고 있다. 그는 현역시절 18승 4패 1무의 화려한 전적으로 헤비급 챔피언에 오르기도 했다. 그는 해당 영상이 소셜미디어에 급속도로 퍼지면서 경찰이 추적에 나서자 7일 자수했다. 파리/AFP 연합뉴스

프랑스, 노란조끼 시위에 강경 대처
이탈리아 오성운동은 노란조끼 지원 나서
이탈리아 부총리 “국민 뜻에 어긋나는
대통령에 저항하는 선량한 시민들 지지”
범유럽 차원의 포퓰리즘 운동 모색
프랑스-이탈리아 정부 관계 악화로 비화

지난 5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노란조끼 시위에 참가한 전직 복싱선수 크리스토프 데틴제가 경찰을 향해 주먹을 날리고 있다. 그는 현역시절 18승 4패 1무의 화려한 전적으로 헤비급 챔피언에 오르기도 했다. 그는 해당 영상이 소셜미디어에 급속도로 퍼지면서 경찰이 추적에 나서자 7일 자수했다. 파리/AFP 연합뉴스
유럽의 포퓰리즘 운동이 새 국면을 맞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최근 2달 동안 폭력 사태로 이어진 ‘노란조끼’ 시위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밝히는 한편 이탈리아의 포퓰리즘 연립정부가 프랑스의 노란조끼 운동에 지지와 연대를 제안했다.

에두아르 필리프 프랑스 총리는 7일 미허가 시위 참가자 처벌 등 폭력 시위에 대한 강경한 대책을 발표했다. 그는 △집회 신고 의무를 준수하지 않거나 △미허가 시위에 참여하거나 △시위 도중 마스크를 착용한 이들을 처벌하는 새로운 법률 제정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프랑스 정부는 또 폭력 시위 전과가 있는 이들의 시위 참가도 불허하는 방안도 추진하겠다고 했다. 훌리건의 축구 경기 참관을 금지하는 것과 비슷한 방식을 쓰겠다는 것이다. 시위 참가자에게 주변 피해에 대한 배상 부담을 지우는 방안도 추진된다.

앞서 프랑스 정부는 5일 프랑스 곳곳에서 진행된 노란조끼 시위에 강경하게 대처하면서 태도 변화를 보여줬다. 경찰은 이날 노란조끼 운동 지도자인 트럭 기사 에릭 드루에를 체포했다. 이날 시위에서 프로복싱 선수 출신의 참가자가 경찰을 때려눕히는 장면이 동영상으로 퍼져 여론이 악화된 것도 프랑스 정부의 입장을 강경하게 만든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집회 및 시위에 관한 자유를 제한하겠다는 발표에 정치권에서는 찬반 양론이 나오고 있다. 우파 공화당의 대표인 로랑 보키에는 더 강력한 대책을 촉구했다. 앞서 공화당은 비상사태 선포를 제안했다. 급진좌파 정당인 ‘굴복하지 않는 프랑스’의 대표 장뤼크 멜랑숑은 정부 대책은 “더 이상 시위를 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비판했다.

프랑스에서는 유류세 인상에 항의하는 시민들이 지난해 11월17일 이후 과격한 시위 동반해 항의하는 노란조끼 운동이 주말마다 이어져왔다. 정부는 유류세 인상 철회와 최저임금 인상 등 양보안을 내놨다. 노란조끼 시위는 최근 참가 인원이 줄었으나 과격한 양상이 이어졌다.

프랑스의 노란조끼 운동은 이탈리아 집권 세력이 지지를 표방하고 나서면서 국가 간 갈등의 소재가 될 가능성도 떠올랐다. 루이지 디마이오 이탈리아 부총리 겸 노동산업장관은 이날 노란조끼 운동에 “필요한 모든 도움”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포퓰리즘 정당 오성운동의 대표이기도 한 그는 당의 공식 블로그에 “포기하지 말라, 노란조끼!”라고 쓰고, 노란조끼와 오성운동은 “같은 정신”에 바탕을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신의 당이 프랑스의 노란조끼 운동이 정당으로 전환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노란조끼 운동가들이 오성운동의 온라인 플랫폼을 이용해 행사를 조직하고 선거에 나갈 후보를 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성운동과 연정을 구성하고 있는 ‘동맹’의 대표인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 겸 내무장관도 노란조끼 운동에 지지를 표명했다. 그는 “국민의 뜻에 어긋난 통치를 하는 대통령에게 저항하는 선량한 시민들을 지지한다”고 했다.

인근 국가의 반정부 시위에 대해 유럽 국가 지도자들이 지지를 표명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탈리아 정부는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정부와 이민 정책 등을 놓고 불화를 빚어왔다. 특히 살비니 부총리는 난민 및 유럽연합(EU) 재정 문제로 마크롱 대통령과 여러 번 공개 설전을 벌여왔다.

2차대전 후 서유럽 최초로 지난해 이탈리아의 포퓰리즘 정부를 출범시키는 데 참여한 오성운동은 올해 5월 유럽연합 의회선거를 앞두고 범유럽 차원에서 연대할 정치 세력을 규합하려 하고 있다. 프랑스의 노란조끼 운동을 지원하겠다는 것도 이런 전략의 일환이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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