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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1.21 06:50 수정 : 2019.01.21 21:48

20일 이웃나라 마케도니아의 국명을 ‘북마케도니아’로 바꾸는 양국 간 합의안에 반대하는 그리스 시민들이 아테네 중심부 신타그마 광장 앞에서 반대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아테네/신화 연합뉴스

마케도니아 국명 북마케도니아로 바꾸면
오랫동안 반대한 나토·유럽연합 가입 반대 않기로
25일 그리스 합의안 이행 여부 전 세계 주목

20일 이웃나라 마케도니아의 국명을 ‘북마케도니아’로 바꾸는 양국 간 합의안에 반대하는 그리스 시민들이 아테네 중심부 신타그마 광장 앞에서 반대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아테네/신화 연합뉴스
그리스와 마케도니아가 국명을 둘러싼 두꺼운 앙금을 걷어내고 협력의 틀을 구축할 수 있을까. 마케도니아가 양국 합의대로 국명을 ‘북마케도니아’로 바꾸는 개헌 작업을 마치고 공을 넘기자, 그리스에서 6만여명이 참여하는 과격한 반대 집회가 열려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를 곤혹스럽게 했다.

20일 아테네의 중심부 신타그마 광장에 시민 6만여명이 모여 이웃 나라 마케도니아의 국명을 북마케도니아로 바꾸는 것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다. <에이피>(AP) 통신은 참가자들이 그리스 국기를 앞세우고 돌과 화염병을 던져 경찰관이 25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경찰도 최루탄을 쏘며 진압에 나서 일요일 밤 아테네 중심부가 엉망이 됐다. 아테네 시민 아말리아 사브라미(67)는 <로이터> 통신에 “우리 마케도니아와 우리 역사를 내던지는 이 합의안을 견딜 수 없다”고 말했다. 시위대는 “마케도니아는 그리스”라고 쓴 현수막을 들고 행진하며 ‘마케도니아’라는 명칭이 들어간 어떤 국명 변경도 인정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명을 둘러싼 대립은 1991년 마케도니아가 옛 유고슬라비아연방에서 독립하면서 시작됐다. 알렉산더 대왕을 배출한 마케도니아를 영광스런 역사의 상징으로 생각하는 그리스에선 “고대 그리스와 아무 관계도 없는 슬라브족 나라가 우리 역사를 갈취하려 한다”며 격렬히 반발했다. 마케도니아 역시 외국의 압박에 굴복해 국명을 바꿀 순 없다며 맞서왔다. 그리스는 이에 대한 보복으로 마케도니아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유럽연합(EU)에 가입하는 것을 반대해왔다.

해결의 실마리를 잡게 된 건 2017년 마케도니아에 조란 자에프 총리의 정부가 들어선 뒤다. 그는 지난해 6월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와 만나 국명을 ‘북마케도니아’로 고치는 대신, 그리스는 마케도니아의 나토·유럽연합 가입에 반대하지 않는다는 합의를 이끌어냈다.

먼저 움직인 것은 마케도니아였다. 자에프 총리는 반대 여론이 70%가 넘는 불리한 환경 속에서도 경제 발전과 안보 위협을 해결하기 위해선 합의를 이행할 수밖에 없다며 끈질긴 설득 작업을 벌였다. 자에프 총리는 결국 11일 개헌에 필요한 의회 정족수(120석 중 80석)보다 딱 한 표 많은 81표를 확보해 개헌 작업을 마쳤다.

그러자 이번엔 그리스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치프라스 총리가 이끄는 좌파 연정에 협력해온 우파 그리스독립당의 파노스 카메노스 국방장관이 합의를 인정할 수 없다며 13일 연정 이탈을 선언했다. 치프라스 총리는 그 직후인 16일 불신임 투표에서 1표 차이로 가까스로 생존했다. 그리스 의회는 21일 합의안 비준을 위한 심의에 들어가고 25일 표결을 한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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