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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1.30 11:38 수정 : 2019.01.30 19:58

테리사 메이 총리가 29일 아일랜드 국경 관리와 관련된 ‘백스톱’ 조항을 수정하기 위해 “유럽연합(EU)과 브렉시트안을 재교섭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유럽연합은 “재교섭에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일러스트레이션 노병욱

영 의회, 제2국민투표 등 근본적 대안 부결한 뒤
“백스톱 조항 수정” 등 미세조정안 찬성 다수 의결
메이 “의회 승인 위해 뭐가 필요한지 분명해졌다” 선언
유럽연합은 “재교섭 없다” 방침 재확인…혼란 이어질 듯

테리사 메이 총리가 29일 아일랜드 국경 관리와 관련된 ‘백스톱’ 조항을 수정하기 위해 “유럽연합(EU)과 브렉시트안을 재교섭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유럽연합은 “재교섭에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일러스트레이션 노병욱
영국 의회가 북아일랜드 국경 관리와 관련된 ‘백스톱’ 조항을 일부 수정하는 것을 조건으로 테리사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안에 찬성한다는 의안을 가결했다. 메이 총리는 표결 결과가 공개된 직후 “의회가 무엇을 원하는지 확인했다. 이를 토대로 유럽연합(EU)을 상대로 재교섭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메이 총리는 29일 영국 하원에서 브렉시트와 관련된 7개 의안에 대한 표결이 이뤄진 직후 단상에 올라 “북아일랜드에 대한 (국경 통제) 규정에 변경을 요구하는 의회의 의사가 표명됐다. 이것으로 의회의 지지를 얻을 수 있는 합의안을 만들 수 있게 됐다. 이 결과에 따라 유럽연합을 상대로 이탈안을 구속력 있는 형태로 변경하도록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메이 총리는 이어 “유럽연합이 변경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은 알고 있다. 교섭은 어려울 것”이라고 인정하면서도, “이탈안이 부결된 2주 전(15일)과 달리 의회의 승인을 얻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명확해졌다”며 백스톱 조항의 수정을 통한 이탈안 통과에 대한 강한 의욕을 드러냈다.

메이 총리가 왜 이런 반응을 보였는지는 이날 영국 하원에서 이뤄진 브렉시트를 둘러싼 7개 의안에 대한 표결 결과를 보면 분명해진다. 먼저, 의회는 영국이 브렉시트 뒤에도 유럽연합의 관세동맹에 남아야 한다는 제러미 코빈 노동당 당수의 제안을 찬성 296표, 반대 327표로 부결했다. 또 브렉시트에 대한 찬반을 다시 한번 국민들에게 묻는 제2의 국민투표 등 의회에 브렉시트를 둘러싼 근본적으로 다른 선택지를 택할 권한을 줘야 한다는 도미닉 그리브 보수당 의원의 제안도 찬성 301표, 반대 321표로 부결시켰다. 그 밖에 총리의 브렉시트안이 “2월26일까지 통과되지 못하면 브렉시트를 연기한다”는 이벳 쿠퍼 노동당 의원의 제안 등도 모두 부결했다.

이날 통과된 두가지 의안은 지난 15일 역사적인 표차로 부결된 메이 총리의 이탈안에서 백스톱 조항에 일부 수정을 가한다는 보수당의 중진 그레이엄 브레이디 의원의 제안(찬성 317표, 반대 301표)과 “합의 없는 ‘노 딜 브렉시트’는 허용하지 않는다”(찬성 318표, 반대 310표)는 안 등 두가지뿐이었다. 결국, 메이 총리 입장에선 백스톱 조항을 수정하면 합의안에 찬성하겠다는 뜻을 밝힌 317명의 마음만 붙잡으면, 이탈안에 대한 의회 전체의 동의를 끌어낼 수 있게 된 것이다.

브렉시트의 향방을 가를 핵심 변수로 떠오른 ‘백스톱’ 조항이란 영국이 브렉시트를 한 뒤에도 영국 영토인 북아일랜드와 유럽연합에 속하게 되는 아일랜드 사이에 사람과 물품의 이동을 둘러싼 엄격한 국경통제를 하지 않기로 한 보장책을 뜻한다. 그러나 이렇게 되면, 같은 영국 내에서 북아일랜드만 유럽연합의 관세동맹에 속하게 돼 ‘영국의 단일성’이 훼손된다. 영국 정부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20년 말까지 영국 전체가 유럽연합 관세동맹에 잔류하면서 유럽연합과 무역협상을 진행하고, 이 과도기가 지나서도 해법이 도출되지 않으면 최소한 북아일랜드는 계속 유럽연합 공동시장에 남겨둔다고 합의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보수당 강경파는 그렇게 되면 “영국이 영원히 유럽연합에 발목이 잡힌다”는 이유로 사실상 보수당과 연정을 꾸리고 있는 북아일랜드 지역정당인 민주연합당(DUP)은 “북아일랜드가 결국 영국에서 분리될 것”이라며 결사반대해왔다. 그러나 <비비시>(BBC) 등 외신들은 이날 의회의 찬성에도 메이 총리가 북아일랜드 국경 관리를 둘러싼 ‘난제’를 어떻게 해결할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고 꼬집었다.

현재 합의안이 최선의 안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유럽연합은 예상대로 차가운 반응을 내놨다. 도날트 투스크 유럽연합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29일 “이탈안에 대한 재교섭은 하지 않겠다”고 명확한 거절의 뜻을 밝혔다. 하지만 ‘노 딜 브렉시트’로 인한 혼란을 막기 위해 3월29일로 정해진 브렉시트 시점을 연기하는 문제와 관련해선 “영국의 요청이 있다면 유럽연합 27개국이 검토해 만장일치로 결정할 의향이 있다”고 여지를 뒀다.

길윤형 기자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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