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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3.26 15:47 수정 : 2019.03.26 20:29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25일 하원에서 의회의 브렉시트 논의 주도권 장악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며 자신의 브렉시트 합의안 지지를 요구하는 연설을 하고 있다. 런던/AP 연합뉴스

27일 의향 투표에서 모든 대안 표결 예정
관세동맹 잔류, 캐다나 모델, 제2국민투표…
메이 “안 좋은 선례” 반발, 장악력 상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25일 하원에서 의회의 브렉시트 논의 주도권 장악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며 자신의 브렉시트 합의안 지지를 요구하는 연설을 하고 있다. 런던/AP 연합뉴스
영국 하원이 브렉시트 논의의 주도권을 테리사 메이 총리한테 빼앗았다. 메이 총리와 유럽연합의 합의안이 아닌 다른 모든 대안을 놓고 과반 결정이 나올 때까지 끝장 표결을 하는 이른바 의향 투표를 하기로 한 것이다.

영국 하원은 25일 보수당 소속 올리버 레트윈 의원의 이런 안을 찬성 329표 대 반대 302표로 통과시켰다고 <비비시>(BBC) 방송이 전했다. 이 안건의 뼈대는 “하원이 27일 만사를 제쳐놓고 의향 투표를 진행한다”는 것으로, 브렉시트 방식과 여부를 포함한 논의를 의회가 전반적으로 주도하겠다는 것이다. 유럽연합(EU)과 별도의 자유무역협정 체결, 합의 없이 결별하는 ‘노딜’ 브렉시트, 제2 국민투표, 브렉시트 철회 등 선택 가능한 모든 방안이 안건으로 검토되고 있다.

메이 총리는 “의회가 브렉시트 어젠다를 장악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은 선례를 남긴다”는 이유로 반대했지만 안건 통과를 막진 못했다. 메이 총리는 자신의 합의안이 의회에서 충분한 지지를 확보하지 못했다며 26일로 예상됐던 합의안 3차 표결을 다시 미뤘다. 대신 29일 예정이던 브렉시트 발효일을 유럽연합과의 합의대로 최소한 4월12일로 미루는 법안을 이번주 중에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레트윈 수정안을 지지한 제1야당 노동당의 제러미 코빈 대표는 “정부는 의회의 의사 과정을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며 “정부는 실패했다. 하원은 성공해야 하고 성공할 것”이라고 맞받았다. <로이터> 통신은 “만일 의회가 어떤 합의에 이른다면, 그동안 의회가 자신의 합의안보다 나은 해법을 내놓지 않는다고 비판해온 메이 총리에게 압박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원이 27일 ‘끝장 투표’에서 순조롭게 결론을 도출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영국 정치권은 브렉시트에 대한 찬반부터 그 방법에 이르기까지 심한 분열상을 노출하며 여태껏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의회에서 합의된 안이 나오더라도 유럽연합이 그것을 수용할지 말지는 다른 문제다.

이미 ‘식물 총리’라는 말을 듣는 메이 총리는 이번 표결로 결정타를 맞았다. 앨리스터 버트 외무부 부장관 등이 찬성표를 던지려고 사임하면서 국정 장악력이 더욱 약화됐다. 영국 정부는 “우리의 민주주의 기관들 간의 균형을 뒤집는 것으로, 위험하고 예측 불가능한 전례가 될 것”이라고 주장하는 성명을 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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