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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4.01 17:49 수정 : 2019.04.01 20:06

우크라이나 대선에 출마한 코미디언 출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가 31일 수도 키예프의 선거본부에서 출구조사 결과를 보고 기뻐하고 있다. 키예프/AFP 연합뉴스

코미디언 출신 정치 신인 젤렌스키
‘부패 정치권’ 신물난 젊은층 힘입어
우크라이나 대선 출구 조사서 1위
21일, 포로셴코 현 대통령과 결선

우크라이나 대선에 출마한 코미디언 출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가 31일 수도 키예프의 선거본부에서 출구조사 결과를 보고 기뻐하고 있다. 키예프/AFP 연합뉴스
우크라이나의 정치 생짜 초보인 코미디언 출신 후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41)가 현직 대통령 페트로 포로셴코(53)와 대선 결선투표에서 맞붙게 됐다. 젤렌스키의 ‘정치 경력’은 드라마에서 대통령 역할을 ‘연기’해 본 것이 전부다. 기존 정치권의 무능과 부패에 염증을 느낀 시민들이 새 인물에 대한 기대로 드라마 속 대통령을 실제 대통령으로 만들지 주목된다.

31일 치러진 우크라이나 대선의 출구조사에서 젤렌스키가 30.4%, 포로셴코가 17.8%의 득표율로 1, 2위를 차지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39명이 출마한 선거에서 세번째 대선에 도전한 율리야 티모셴코 전 총리는 14.2%의 득표율로 3위에 그쳤다. 우크라이나 선거법은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1·2위가 결선을 치르도록 하고 있다. 젤렌스키와 포로셴코는 21일 결선투표에서 맞붙는다.

1차 투표에서 현직 대통령을 누른 무서운 다크호스 젤렌스키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정치와는 관련 없는 코미디언이었다. 그는 2015년 인기 텔레비전 드라마 <인민의 봉사자>에서 기득권 세력의 부패를 고발하던 평범한 교사가 대중의 지지를 기반으로 청렴한 대통령이 되는 모습을 연기하며 큰 인기를 얻었고, 이를 계기로 실제 대선에 출마하게 됐다. 지난해 말 출마를 선언하고 여론조사에서 줄곧 1~2위를 달려왔다.

<로이터> 통신은 1차 투표 결과는 기성 정치권에 대한 불신의 결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갤럽이 3월에 한 조사에서 정부를 신뢰한다는 응답은 고작 9%에 그쳤다. 2014년 대규모 반정부 시위로 친러시아 성향의 빅토르 야누코비치 대통령이 물러난 뒤 포로셴코가 대통령이 됐지만 나아진 게 없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포로셴코가 취임한 지 5년이 지났지만 돈바스 지역에서 정부군과 반군 간 교전이 여전하고, 유럽연합(EU)이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도 기준 미달로 요원한 상황이다. 특히 선거 한달 전 포로셴코의 사업 파트너였던 올레 글라드코브스키 국방위원회 부의장의 아들이 러시아에서 밀수한 부품을 우크라이나 방위산업체에 매우 비싼 가격에 판매한 혐의로 고발된 게 정치권에 대한 염증을 키우는 요인이 됐다.

<비비시>(BBC) 방송은 개혁의 좌절과 가중되는 경제적 어려움에 실망한 젊은층이 대거 투표에 참여한 것이 젤렌스키의 득표율을 크게 끌어올렸다고 분석했다. 정치적 경험이 없다는 게 오히려 강점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유권자 마리아 티셴코는 이 방송 인터뷰에서 “그간 진짜로 달라진 게 없다. 적어도 (젤렌스키는) 새로운 얼굴이지 않냐”고 말했다. 젤렌스키는 대규모 유세나 언론 인터뷰로 정견을 밝히는 전통적 선거운동 대신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새로운 정치’와 ‘다른 정치’를 외치며 젊은 유권자들을 파고들었다.

외신들은 1차 투표에서 젤렌스키가 10%포인트가 넘는 차이로 1위를 차지했지만 결선 결과를 장담하기는 이르다고 내다봤다. 포로셴코에게는 현직 대통령 프리미엄이 있는 데다, 젤렌스키가 ‘새롭다’는 것 외에 각종 현안에 대한 제대로 된 입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 등이 그 이유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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