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4.11 22:10
수정 : 2019.04.11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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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주재 에콰도르대사관에서 기자들에게 발언하고 있는 줄리언 어산지. 2017년 촬영된 사진이다. 런던/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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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전 에콰도르 정부 협조 아래
런던의 에콰도르대사관에서 전격 체포
런던 경찰 “체포는 미국의 요청에 따른 것”
외교전문 공개 미국으로 최종 인도 여부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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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주재 에콰도르대사관에서 기자들에게 발언하고 있는 줄리언 어산지. 2017년 촬영된 사진이다. 런던/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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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말 인터넷으로 25만건의 미국 외교전문을 공개해 미국 외교의 어두운 이면을 폭로한 위키리크스 창립자 줄리언 어산지(47)가 체포됐다.
영국 내무부는 11일 오전 런던의 에콰도르대사관에 도피 중이던 어산지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사지드 자비드 내무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어산지는 경찰이 구금하고 있다. 곧 영국에서 정의와 마주할 것이다. 에콰도르 정부의 협조에 감사한다”고 밝혔다. <비비시>(BBC) 등은 어산지가 곧 웨스트민스터 치안법원에 출석할 전망이라고 전했다. 앞서 영국 법원은 2012년 6월 보석 중 법원의 출석 명령을 어기고 도주했다며 어산지의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런던 경찰은 성명에서 “미국 당국의 요청”도 체포 이유로 들었다. 어산지의 변호인인 제니퍼 로빈슨도 “어산지는 보석 조건 위반뿐 아니라 미국의 인도 요청에 따라 체포됐다”고 밝혔다. <아에프페>(AFP) 통신은 어산지가 끌려가면서 “영국은 저항하라”고 외쳤다고 전했다.
어산지는 2010년 4월 미군 헬기가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로이터> 통신 기자 등 민간인 10명을 기총소사로 사살하는 장면을 담은 동영상을 폭로하고 그해 11월 미국 외교전문 25만건을 폭로했다. 이 직후 스웨덴에서 여성 2명을 성폭행·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돼 영국으로 피신했다. 그해 12월 런던에서 체포된 어산지는 보석 상태에서 스웨덴 인도 재판을 받던 중 법원이 2012년 6월 송환을 결정하자 에콰도르대사관으로 피신해 정치적 망명을 신청했다. 이후 7년간 대사관에 머물러왔다.
2017년 집권 뒤 친미 노선으로 전환한 레닌 모레노 에콰도르 대통령은 “영원히 지금 같은 상황을 유지할 수 없다”며 어산지에 대한 보호를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어산지가 미국에 넘겨지면 중형이 예상되는 간첩 혐의로 기소될 수 있다. 미국이 어산지의 인도를 추진하면 다시 치열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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