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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5.12 14:42 수정 : 2019.05.12 20:51

웨일스인들이 11일 카디프에서 영국으로부터의 독립을 요구하는 행진을 하고 있다. ‘모두가 웨일스 깃발 아래로’ 트위터 갈무리

“웨일스 독립의 오랜 열망 떠오르고 있다”

영국으로부터의 독립 지지 여론 안 높으나
브렉시트 혼란·스코틀랜드 움직임 관련 주목

주권 강화하려는 브렉시트가 민족주의 자극
유럽의회 선거 여론조사, 브렉시트당이 압도

웨일스인들이 11일 카디프에서 영국으로부터의 독립을 요구하는 행진을 하고 있다. ‘모두가 웨일스 깃발 아래로’ 트위터 갈무리
브렉시트를 놓고 혼란이 이어지는 영국에서 이번에는 웨일스 지방의 독립 요구가 분출하기 시작했다. 북아일랜드 처리 문제가 브렉시트의 핵심 쟁점인 가운데 스코틀랜드에 이어 웨일스에서도 이런 목소리가 나오면서, ‘주권 회복’을 내건 브렉시트가 영국의 내부 분열을 더 강화하는 역설적 상황이 심화되고 있다.

영국 언론들은 웨일스 수도 카디프에서 11일 독립을 요구하는 수천명이 거리시위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아이티브이>(ITV)는 웨일스에서 진행된 첫 독립 요구 시위라며 “역사적 행진”이라고 표현했다.

시위를 이끈 웨일스민족당의 애덤 프라이스 대표는 “독립된 웨일스를 보고 싶은 열망은 오랫동안 먼 것처럼 보였지만 흐름이 바뀌고 있다”고 연설했다. 그는 “수십년간 웨스트민스터(영국 의회)가 방치하면서 우리 아이들의 3분의 1이 상대적 빈곤 속에 산다”며 “브렉시트 혼란은 웨스트민스터가 웨일스를 통치하거나 대표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했다.

웨일스는 본래 고대 유럽 민족인 켈트족의 땅이었으나 13세기에 잉글랜드에 정복당했다. 인구 유입 등으로 변화는 있었지만, 인구가 약 310만명인 이곳에서는 웨일스나 웨일스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추구하는 흐름이 아직도 있다. 잉글랜드 쪽은 웨일스어의 사용을 금지하는 등 이들의 정체성을 누르려고 노력하기도 했다.

최근 <아이티브이> 조사에서는 독립 지지 여론이 12%에 불과했다. 하지만 올해 10월31일까지 연기된 브렉시트가 현실화되면 분리독립을 추구해야 한다는 주장이 점점 힘을 얻고 있다.

웨일스보다 심각한 것은 스코틀랜드다. 일주일 전 스코틀랜드 최대 도시 글래스고에서는 수만명이 분리독립 주민투표 요구 시위를 했다. 2014년 분리독립 투표는 찬성 44.7% 대 반대 55.3%로 부결됐다. 그러나 2016년 브렉시트를 결정한 영국 국민투표 이후 분리독립 찬성 여론이 높아졌다. 또 브렉시트가 영국령 북아일랜드를 아일랜드 본토 등 유럽연합(EU) 지역과 강하게 단절시킨다면 북아일랜드의 토착 구교 세력과 영국 본토에서 건너온 신교 세력의 갈등이 재발할 수 있다.

영국인들은 유럽연합에 내준 주권을 되찾겠다는 국가주의적 동기로 브렉시트를 추구하지만 그 내부 여러 지역의 민족주의가 자극 받고 있는 것이다. 영국의 ‘주변부’라고 할 수 있는 스코틀랜드, 북아일랜드, 웨일스는 모두 앵글로-색슨 계통의 주류와는 다른 켈트적 기원을 갖고 있다.

한편 23~26일 유럽의회 선거를 앞두고 <옵서버>가 한 조사에서 브렉시트당이 보수당과 노동당을 합친 것보다 많은 지지율을 얻어 영국 중앙정치의 구심력이 더 약화됐음을 보여줬다. 브렉시트당은 34%, 노동당은 21%, 보수당은 11%를 얻었다. 브렉시트당은 무조건적 유럽연합 탈퇴를 내거는 세력으로 지난달에야 공식 출범한 당이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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