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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5.28 15:45 수정 : 2019.05.28 16:14

27일 오스트리아 의회의 내각 불신임으로 불명예 퇴진하게 된 제바스티안 쿠르츠 총리(가운데)가 당사 앞에서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며 답례하고 있다. 비엔나/AP 연합뉴스

의회, 1945년 이후 첫 내각 불신임 가결
국민당 연정 참여한 극우 정당 대표가
2017 총선 때 러시아 여성과 부당거래
쿠르츠 총리, 9월 조기총선서 재기 공언

27일 오스트리아 의회의 내각 불신임으로 불명예 퇴진하게 된 제바스티안 쿠르츠 총리(가운데)가 당사 앞에서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며 답례하고 있다. 비엔나/AP 연합뉴스
오스트리아 연립정부의 부패 추문이 세계 최연소 국가 정상인 제바스티안 쿠르츠(32) 총리의 불명예 퇴진과 내각 해산으로까지 이어지며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오스트리아 공영방송 <오아르에프>(ORF)는 27일 “오스트리아 제2공화국 역사상 처음으로 의회가 내각 불신임안을 가결했다”며 “이로써 쿠르츠 총리와 그의 국민당 내각 시대도 출범 525일 만에 막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쿠르츠 총리는 2009년 우파 국민당의 청년 대표로 정치에 입문했다. 2017년 나이 서른에 당 대표에 오른 뒤, 같은 해 총선에서 국민당을 31% 득표로 제1당에 올려놓으며 젊고 잘생긴 최연소 총리로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방송은 “이번 탄핵은 야당인 사회민주당이 주도하고 (연정 파트너였던) 극우 자유당이 거들었으며, 조기 총선으로 새 정부가 구성되기 전까지 하트비히 뢰거 재무장관이 임시 총리직을 맡는다”고 전했다. 오스트리아에서 총리가 의회의 불신임으로 물러난 것은 제2차 세계대전 종전과 함께 제2공화국이 들어선 1945년 이후 처음이다.

이번 사태는 쿠르츠 총리가 연정 파트너로 삼은 극우 자유당 대표 하인츠 크리스티안 슈트라헤 부총리의 부패 추문에서 비롯했다. 슈트라헤가 2017년 총선 직전에 러시아 재벌의 조카라는 여성을 스페인의 한 섬에서 만나 재정 후원을 조건으로 오스트리아 정부가 발주하는 사업들의 계약권을 주겠다고 거래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지난 17일 공개된 것이다.

쿠르츠 총리는 즉각 연정 해산과 조기 총선을 선언하고 자유당 소속 장관들을 모두 해임하는 초강수로 위기를 수습하려 했다. 그러나 해임된 자유당 장관들이 반발하고 제1야당 사회민주당이 내각 불신임을 추진하면서 불명예 퇴진을 피하지 못했다.

알렉산더 판데어벨렌 대통령은 오는 9월 조기 총선을 제안했다. 이제 ‘전 총리’가 된 쿠르츠는 27일 “결국은 9월에 국민이 결정할 것이며, 나는 그 점에 대해 마음이 놓인다”며 다음 총선에서 재기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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