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19.06.02 11:56 수정 : 2019.06.02 22:19

29일(현지시각) 저녁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유람선이 침몰한 직후 구조대가 출동해 구조 및 수색작업을 위해 투입되고 있다. 부다페스트/AFP 연합뉴스%!^r%!^n

헝가리 ‘크루즈 얼라이언스’ 새 영상 공개
허블레아니 들이받고 직진하다 다시 후진

5~6명 승객 물속서 허우적거리는 모습도
‘사고 알고도 구조 안했다’ 증거될지 관심
선장 ‘고의 아니다’ 주장에도 구속영장 발부

29일(현지시각) 저녁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유람선이 침몰한 직후 구조대가 출동해 구조 및 수색작업을 위해 투입되고 있다. 부다페스트/AFP 연합뉴스%!^r%!^n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지난 29일(현지시각) 크루즈선 바이킹 시긴이 한국인 관광객 등을 태운 유람선 허블레아니를 추돌하고 앞으로 가던 중 후진해 사고 지점으로 되돌아왔다가 구조 작업을 하지 않고 그대로 전진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추가로 공개됐다. 크루즈 얼라이언스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두너강)에서 크루즈선 바이킹 시긴이 한국인 관광객 등을 태운 유람선 허블레아니를 추돌한 뒤 후진해 사고 지점으로 되돌아왔다가 다시 앞으로 나아가는 영상이 추가 공개됐다. 바이킹 시긴의 선장·승무원이 사고를 인지하고도 구조 등에 적극 나서지 않아 참사를 키웠다는 혐의를 입증할 수 있는 ‘결정적 증거’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헝가리 유람선 업체들로 구성된 ‘크루즈 얼라이언스’는 지난달 29일 밤(현지시각) 허블레아니가 침몰하던 순간의 상황을 담은 머르기트 다리 인근에서 촬영한 7분22초 길이 영상을 1일 추가 공개했다. 경찰이 지난달 30일 공개한 영상은 바이킹 시긴 쪽에서 찍은 모습이어서 허블레아니가 가려져 있었지만, 동쪽 강둑의 폐회로텔레비전(CCTV)에 찍은 이 영상은 허블레아니 쪽에서 당시 상황을 보여준다.

영상의 2분24초 무렵 허블레아니가 뒤에서 오던 바이킹 시긴에 들이 받혀 물속으로 가라앉기 시작하는 모습이 나온다. 하지만, 그 직후 유람선은 카메라 시야에서 벗어나 화면에선 오른쪽 하단에서 꼬리 부분이 침몰하는 모습만 볼 수 있을 뿐, 물에 가라앉는 전체 상황을 확인할 수 없다.

영상에서 눈에 띄는 건, 가해선인 바이킹 시긴이 추돌 직후 전진해 화면 밖으로 사라졌다가 사고 지점으로 후진해 잠시 멈춰서는 대목(3분45초)이다. 흐릿하긴 해도 돌아온 바이킹 시긴의 선미 갑판 위에서 사람들이 분주히 뛰어다니는 모습이 보인다. 헝가리 인터넷 매체 <인덱스>는 “화면을 확대 분석해본 결과, 사고 직후 5~6명이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고, 바이킹 시긴 승무원들이 황급하게 뛰어다니면서 두 개의 구명조끼를 던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바이킹 시긴은 후진 뒤 1분도 채 지나지 않아 다시 앞으로 전진(4분27초)했다.

이 영상은 지금까지 알려진 것과 달리 바이킹 시긴이 사고를 일으킨 뒤 계속 직진한 게 아니라 후진해 잠시 멈칫하다 다시 앞으로 나아갔음을 보여준다. 이 ‘수상쩍은 움직임’을 적극 해석하면, 바이킹 시긴이 사고를 인지하고도 조난자 구조에 나서지 않았다는 결론을 낼 수 있다.

다만, 변수는 있다. 이후 영상을 보면, 바이킹 시긴이 통과한 교각 사이로 대형 선박 한 채가 뒤따라르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바이킹 시긴은 이 선박과 ‘2차 충돌’을 피하려면 현장을 벗어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정확한 혐의 입증을 위해선 이 선박과 교신이 이뤄졌는지 여부, 교신이 있었다면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를 확인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헝가리 법원은 1일 대형 해안 교통사고를 일으킨 혐의로 바이킹 시긴의 선장인 유리 C.의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 법원은 보석 조건으로 1500만포린트(약 6150만원) 납부, 추적장치 부착, 부다페스트 체류 등을 제시했지만, 검찰이 이의를 제기해 구금 상태는 유지됐다.

선장은 여전히 ‘사고에 고의성이 없었다’며 무죄를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에이피>(AP) 통신은 그가 ‘규정을 어긴 게 없는데다, 굵은 비가 내려 시야가 제한되는 바람에 사고를 피할 방법이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의 변호를 맡은 가보 엘로 변호사도 무죄를 주장하며 “내 의뢰인이 많은 사망자와 실종자를 낳은 큰 사고를 일으킨 데 대해 엄청난 충격을 받았으며, 피해자 가족에게 애도의 뜻을 전달해달라고 계속 얘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석 허용 여부는 이번주에 결정될 예정이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