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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6.02 15:37 수정 : 2019.06.03 13:4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지난해 7월 영국을 방문해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함께 런던 인근 버크셔주 윈저에 있는 왕궁인 윈저성에서 왕실 근위대를 사열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부터 사흘간 또다시 영국을 국빈 방문한다. 윈저/AP 연합뉴스

“브렉시트 뜻대로 안되면 그냥 떠나버려라”
“나라면 탈퇴 합의금 안내…EU를 고소해라”
“차기 영국 총리는 보리스 존슨이 잘할 것”
미국 출신 왕자비에는 “못됐는 줄 몰랐다”

코빈 “용납 못할 내정 간섭”…칸 “파시스트”
가디언 사설 “트럼프, 입단속하는 법 배워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지난해 7월 영국을 방문해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함께 런던 인근 버크셔주 윈저에 있는 왕궁인 윈저성에서 왕실 근위대를 사열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부터 사흘간 또다시 영국을 국빈 방문한다. 윈저/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영국 국빈 방문을 앞두고 ‘내정 간섭’으로 비칠 수 있는 발언들을 쏟아냈다가 신랄한 역풍을 맞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 영국 일간 <더타임스>의 일요판인 <선데이 타임스> 인터뷰에서 영국이 유럽연합(EU)과 브렉시트 협상에서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한다면, 나 같으면 떠나버리겠다. 공정한 합의를 하지 못한다면 떠나버려라”라고 부추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이 유럽연합 탈퇴 조건으로 지불할 ‘이혼합의금’과 관련해 “나라면 500억달러(약 59조원)를 주지 않을 거다. 이건 엄청난 금액이다”고 말했다. 또 “영국이 자신의 조언을 따르기에 너무 늦은 건 아니다”라며 “유럽연합을 고소해 이후 협상에서 더 강한 실탄을 확보하라”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테리사 메이 총리의 퇴임을 앞두고 3일부터 5일까지 영국을 국빈 방문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 정치인들에 대한 노골적인 호감 내지 반감을 서슴 없이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브렉시트당 대표인) 나이절 패라지를 유럽연합과 브렉시트 협상 대표로 참여시키지 않은 것은 실수”라며 “패라지는 매우 영리한 사람이며, 나는 그를 많이 좋아한다”고 치켜세웠다. 보수당의 차기 총리 선출과 관련해선 “이 문제를 매우 열심히 연구해왔다. (브렉시트 강경파인) 보리스 존슨이 차기 영국 총리로 매우 훌륭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영국 제1야당인 노동당의 제러미 코빈 대표를 겨냥해선 “미국 정보기관들의 민감한 비밀 정보들을 강경 좌파 정부와 공유하는 것을 승인하기 전에 코빈 대표에 대해 알아야만 할 것”라며 노동당 집권에 대한 강한 거부감을 내비쳤다.

지난해 7월 영국 런던의 의사당 앞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영국 방문에 항의하는 시민들이 그를 ‘완고한 보수주의 어린애’로 풍자한 초대형 풍선을 광장 상공에 띄우고 있다. 런던 시 당국은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방문 때에도 시민들이 ‘베이비 트럼프’ 풍선을 의사당 상공에 띄우는 것을 허용했다고 현지 온라인 매체 <인디펜던트>가 보도했다. 윈저/AP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왕실 인사에 대한 비판도 서슴지 않았다. 미국 영화배우 출신인 메건 마클 영국 왕자비가 2016년 미국 대선 때 자신을 비판했던 것에 대해선 “그가 그렇게 못됐었는지(nasty) 몰랐다”고 말했다. “(메건이) 영국 왕실의 일원으로서 훌륭하게 잘 할 것”이란 말을 덧붙였지만 물은 엎질러진 뒤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코빈 노동당 대표는 “용납할 수 없는 내정 간섭”이라고 비판했다. 사디크 칸 런던 시장도 2일 <가디언>의 일요판 <옵저버> 기고에서 “트럼프는 점증하는 글로벌 위협의 가장 끔찍한 사례 중 하나”라며 “20세기의 파시스트 같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옵저버>는 이날 사설에서 “트럼프 시대 들어 미국에 호감을 갖는 영국인이 50%로 떨어졌고 서유럽에선 그보다 훨씬 더 낮다”며 “트럼프는 입단속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일갈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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