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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7.12 18:25 수정 : 2019.07.12 19:59

터키가 자국에 도입하고 있는 러시아제 S-400 방공미사일 시스템. 위키미디어 코먼스

12일 터키 국방부 “첫 인도분 도착” 발표
미·나토 “안보 위협…도입 말라” 경고 무시
미국은 ‘경제제재, F-35 인도 금지’ 나설 듯
나토는 회원국 터키의 ‘러시아 밀착’ 우려

터키가 자국에 도입하고 있는 러시아제 S-400 방공미사일 시스템. 위키미디어 코먼스
터키가 미국의 거듭된 경고에도 러시아제 방공시스템의 첫 인도분을 도입했다. 군사안보 분야에서 미국과의 마찰이 더욱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터키 국방부는 12일 성명을 내어, 러시아제 지대공 에스(S)-400 미사일 설비의 첫 물량이 수도 앙카라 인근의 공군 기지에 도착했다고 발표했다. 러시아 연방 군사기술협력청도 이날 “터키에 미사일 방공시스템을 인도하기 시작했으며, 합의된 일정에 맞춰 계속 인도될 것”이라고 확인했다고 러시아 관영 <리아>(RIA) 통신이 보도했다.

터키는 서방의 군사동맹인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의 회원국이면서도 안보 강화와 저렴한 가격을 이유로 최소 20억달러(약 2조3600원) 규모의 러시아제 지대공 방공미사일 도입과 배치를 추진하고 있다. 미국과 나토는 터키가 러시아제 미사일을 배치할 경우 경제제재를 부과하고 미국산 첨단 에프(F)-35 전투기를 판매하지 않겠다고 경고해왔다. 미국은 러시아제 방공미사일 시스템이 나토의 방공 시스템과 호환되지 않을 뿐 아니라, 터키가 러시아제 미사일과 F-35 전투기를 함께 운용할 경우 F-35의 기밀 정보가 러시아 쪽에 유출되고 F-35의 안전에 위협이 될 수 있다며 S-400 미사일 체제의 도입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터키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오사카/AFP 연합뉴스
그러나 터키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 정부는 “국방 무기의 구매 선택은 국가 주권에 관한 문제”라며 미국의 압력을 무시해왔다. 지난달에도 미국은 터키에 이달 말까지 S-400 도입을 철회하라는 최후통첩성 서한을 보냈지만 휴짓조각이 되고 말았다. 지난 9일 터키의 에르도안 대통령은 현지 일간 <휘리예트>와의 인터뷰에서 “누군가가 우리를 공격한다면 우리는 S-400 미사일을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러시아와 S-400 공동생산 계획도 논의 중이며 곧 합의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터키의 러시아제 미사일 도입 강행으로 터키와 미국 관계는 앞으로도 한동안 갈등이 이어질 전망이다. 안보 전문가들은 터키가 러시아와 더욱 가까워지고 러시아가 터키에 영향력을 행사하게 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미국은 나토 군사력의 상당 부분을 뒷받침하는 회원국 터키에 대해 지난해에도 경제제재를 한 적이 있다. 터키 정부가 2016년 미국인 앤드루 브런슨 목사를 터키의 반국가단체 쿠르드 노동자당(PKK) 지원과 간첩 활동 혐의로 구속하자, 미국은 지난해 터키산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의 관세를 큰 폭으로 올려버렸다. 제품 수출이 불가능해진 뒤로 터키는 리라화 가치가 폭락하면서 경제에 직격탄을 맞았다. 터키는 미국산 자동차와 주류 등에 초고율 관세를 부과해 보복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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