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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12.06 14:06 수정 : 2019.12.06 14:16

5일 프랑스 파리의 시내 한 거리에서 마크롱 정부의 연금개혁안에 반대하는 총파업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AFP 연합뉴스

5일 100만명 총파업 시위…주요 교통수단 마비
정년 연장·혜택 줄이는 연금 개편에 국민적 저항
42개 연금체계를 전국민적 단일체계로 통합 개혁
90년대 이후 들어선 정부마다 연금개편 놓고 혼돈

5일 프랑스 파리의 시내 한 거리에서 마크롱 정부의 연금개혁안에 반대하는 총파업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AFP 연합뉴스

프랑스에서 정부의 퇴직연금 체계 개편에 항의하는 전국적인 총파업·시위가 대대적으로 번져 지하철·버스·철도·항공 교통은 물론 기업활동, 공공부문, 각급 학교까지 온통 마비되고 있다.

5일 프랑스 전역의 주요 도시에서는 연금 개편에 반대하는 100만명 안팎의 노동자 및 시민들이 파업과 시위를 벌였다. 수송 분야 노동자들의 파업으로 철도와 항공 등 모든 교통수단이 대부분 마비됐다. 일부 도시에서는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했다. 총파업 지도부에 따르면, 이틀째인 6일에도 전국적 시위가 이어지면서 최소한 주말까지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는 1990년대 자크 시라크 정부 이후 연금개편을 추진해왔으나 대규모 시위를 동반한 국민적 저항에 직면하면서 번번이 실패해왔다.

파업 및 시위에 참가한 시민들은 마크롱 정부가 최근 추진하는 연금 개편이 정년연령을 연장하거나, 실질적인 연금 수령액을 줄인다며 반대하고 있다. 취임 이후부터 연금 개편을 추진해온 에마뉘엘 마크롱 정부는 연금 가입자 각자의 실제 기여분(포인트제)을 핵심으로 하는 단일 연금체계 도입을 준비중이다. 정년 연령 및 혜택이 직능별로 각각 상이한, 무려 총 42개 층위에 이르는 민간·공공분야의 복잡한 연금체계를 단일화하겠다는 것이다. 경찰, 법조인, 의사 등 전문직 종사자들도 연금개편에 반대하며 이번 총파업에 동참하고 있다.

툴르즈의 철도 기관사인 세릴 로메로는 “50살을 정년 가능연령 조건으로 지난 2001년에 취업했다”며 “이번 연금개편으로 정년 가능연령이 52살로 늘고, 57세까지 일해야 완전한 연금을 받을 수 있다”고 <비비시>(BBC) 방송에 지적했다. 이틀째 시위에 참여한 한 역사 교사는 <허핑턴포스트>에 “우리는 한달에 수백유로의 연금을 잃지않기 위해 싸우고 있다”며 “70살 넘어서도 학생 앞에 서야 하는 것을 상상이나 할 수 있겠냐”고 분개했다.

프랑스 내무부는 프랑스 전역 100개 이상 도시에서 80만명 이상이 시위에 참가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노동총동맹(CGT)은 파리에서 25만명 등 150만명 이상이 거리로 나섰다고 발표했다. 노동총동맹은 또 노동자들이 프랑스의 8개 정유공장 중 7곳에서 파업을 벌이며 작업을 마비시켰다고 강조했다. 파업이 지속되면 연료 부족 사태가 우려된다. 파리에서는 에펠탑 등 주요 관광명소도 파업으로 폐쇄됐다. 경찰과 시위대의 충돌로 파리에서는 71명이 체포됐다. 파리에서는 시위대들이 기물을 파손·약탈하는 반달리즘 사례들도 보고됐다. 낭트, 보르도, 렌 등 주요 도시에서도 폭력 사태가 빚어졌다.

고속전철인 테제베(TGV)와 일반철도 운행의 90%가 취소됐다. 파리에서는 지하철 16개 노선 중 5개만이 운행됐다. 외국으로 연결되는 국제철도도 운행이 제한됐다. 파리에서 런던과 브뤼셀로 연결되는 기차의 절반이 취소됐다. 파업으로 차질을 빚어지자 유로스타 철도당국은 오는 10일까지 감축된 새 운행 일정을 발표했다. 에어프랑스 국제선 항공도 30%가 취소되는 등 대규모 결항 사태도 벌어졌다.

일부 노조 지도자들은 마크롱 대통령이 연금 개편을 포기할 때까지 파업을 지속할 것이라고 다짐하고 있다. 한 여론 조사에 따르면 이번 파업 지지도는 69%로, 18~34세 젊은층의 지지율이 높았다. 에두아르 필리프 프랑스 총리는 오는 12일 연금개편 계획을 구체화한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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