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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12.10 11:24 수정 : 2019.12.10 20:26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에서 열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레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동부 우크라이나 내전 종식을 위한 2+2 회담을 열고 있다. EPA 연합뉴스

푸틴-젤렌스키, ‘완전하고 포괄적 휴전’ 합의
마크롱과 메르켈이 중재하는 2+2 정상회담서
희극배우 출신 젤렌스키가 유연한 외교력 발휘
대러시아 관계에서 유럽의 대미국 독자성 확보 전망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에서 열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레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동부 우크라이나 내전 종식을 위한 2+2 회담을 열고 있다. EPA 연합뉴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돈바스 지역)에서의 분쟁을 종식하기 위해 올해 말까지 완전하고 전면적인 휴전을 이행하기로 했다. 양쪽은 포로 등 분쟁 관련 구금자의 교환에도 합의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9일 파리에서 처음으로 대면 정상회담을 갖고 이같은 내용에 합의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하지만, 양쪽은 내전 종식을 위한 핵심적인 사안인 우크라이나 내의 친러시아 반군 지역의 지위 문제 등을 놓고는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이번 회담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중재하는 2+2 정상회담 형식으로 열렸다.

두 정상은 이날 파리 엘리제궁에서 채택한 ‘노르망디 공동성명’을 통해, “2019년 말까지 휴전 지원을 위한 모든 필수적 조치의 이행으로 완전하고 전면적 휴전 협정 이행을 보장하기로 한다”고 밝혔다. 올해 말까지 모든 “분쟁 관련 구금자”들의 석방 및 교환에도 합의했다. 또 양쪽은 2020년 3월까지 우크라이나의 3개 추가 지역에서 군사력을 철수하기로 약속했다. 휴전의 진전을 위한 추가적인 협상은 4개월 안에 개최하기로 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내전의 핵심적인 사안으로 친러시아 반군이 장악한 동부 우크라이나의 지위 문제에 대해서는 합의가 이뤄지지 못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반군이 점령한 돈바스 지역에 특별지위를 부여하기 위한 헌법 개정을 우크라이나에 요구했다. 반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는 평화의 대가로 영토를 양보하지 않았다며, 러시아가 요구하는 동부 우크라이나의 특별지위에 대해 완강한 반대 입장을 보였다.

푸틴은 이날 젤렌스키의 대통령 당선 뒤 처음으로 만나 9시간의 마라톤회담 끝에 이런 합의를 도출했다. 하지만, 두 정상은 악수도 하지않고, 눈도 마주치지 않는 등 차가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번 회담은 희극배우 출신인 젤렌스키가 지난 4월 대선에서 압승한 뒤 내전 해결을 위해 외교적 노력을 경주하면서 성사됐다.

그는 러시아와의 대화 재개를 위해 반군과 우크라이나 정부군이 대치하는 동부지대에서 우크라이나 정부군 병력 철수 등 러시아가 요구하는 조건들을 수용했다. 동부 우크라이나에서는 지난 2014년부터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과 우크라이나 정부군 사이에서 내전이 5년반 동안이나 지속돼 왔다. 러시아는 2014년 우크라이나의 유럽연합(EU) 가입 시도에 반발해, 크림반도를 합병했고, 그 이후 러시아계 주민들이 많이 사는 돈바스 등 동부 우크라이나에서는 친러시아계 세력이 우크라이나에서 분리독립을 추구하는 무장투쟁을 벌여왔다.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과 동부 우크라이나 내전으로 미국 등 서방은 러시아에 제재를 지속해왔고, 이는 러시아와 서방 관계를 신냉전으로 얼어붙게 만들었다. 우크라이나 내전으로 약 1만3천명이 사망했다.

이 회담을 중재한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우리는 지금도 이견이 있고, 우리는 기적적인 해결책을 찾지 않았다”며 “그러나, 우리는 이를 진전시켰다”고 평가했다.

이번 휴전 합의로 러시아와 서방의 관계, 특히 러시아와 미국의 관계가 개선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미국 조야는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스캔들에다가 우크라이나 스캔들로 트럼프가 탄핵 위기에 빠져있어, 러시아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누그러뜨릴 수 있는 여지가 적은 편이다.

하지만, 프랑스와 독일은 이번 2+2 정상회담을 통해, 대러시아 관계 개선의 여지를 마련했다. 이를 통해 우크라이나 내전이 해결될 경우, 양국은 러시아가 관련된 유럽 안보 문제에서 미국으로부터 자율성을 크게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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