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영국·프랑스·독일 맞서 중국·러시아 신중
영국과 프랑스, 독일이 이란의 핵활동 재개에 따른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다음달 2∼3일 국제원자력기구(IAEA) 긴급이사회를 열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미국과 중국, 러시아와 16일 런던에서 비공개 회담을 한 직후다. 이란 핵문제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올려 제제를 가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미국과 이들 3개국은 이번 회의에서 중국과 러시아를 설득하는 데 총력을 기울였으나, 이들의 완전한 동의를 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르노트 에를러 독일 외교차관은 17일 “회의 참석자들 간에 이란의 안보리 회부를 두고 여전히 이견이 있었다”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모스크바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 뒤 “러시아는 미국과 유엔의 입장에 대단히 가깝다”면서도 “서투르게 행동하지 말고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란이 우라늄 농축을 러시아에서 하자는 제안을 거부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중국 외교부도 이날 성명을 내어 “외교적 협상을 통한 해결에 주력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이들 간에 매우 강도 높은 외교적 협상과 정치적 거래가 시도될 것으로 보인다. 영국 <비비시(BBC)>는 “유럽 외교관들은 이란에 대한 강경책을 받아들이도록 러시아를 설득할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있다”고 전했다
유강문 기자 moo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