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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나발니 위장’에 속은 러 요원 “속옷에 독극물 묻혀 암살 시도” 실토

등록 2020-12-22 17:00수정 2020-12-23 02:36

나발니 고위 간부로 가장해 통화하자
FBS 독극물팀 요원 범행수법 털어놔
증거인멸 시도까지 모두 고백
러시아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자신의 암살을 시도한 러시아 연방보안국 산하 독극물팀 요원과 통화하는 모습을 올린 유튜브 영상 중 일부. 로이터 연합뉴스
러시아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자신의 암살을 시도한 러시아 연방보안국 산하 독극물팀 요원과 통화하는 모습을 올린 유튜브 영상 중 일부. 로이터 연합뉴스

러시아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자신의 암살을 시도한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산하 독극물팀 요원과 통화해 범행 수법까지 알아냈다.

미국 <시엔엔>(CNN) 방송은 나발니가 러시아 국가안보회의(NSC) 간부로 가장해 콘스탄틴 쿠드럅체프라는 요원에게 암살 시도 수법에 대해 캐물었고, “속옷에 신경작용제를 묻혔다”는 실토를 받아냈다고 22일 보도했다.

앞서 15일 <시엔엔>과 영국 탐사보도 매체 <벨링캣>, 독일 <슈피겔> 등은 공동으로 “나발니 암살을 소련 시절 국가보안위원회(KGB) 후신인 러시아 연방보안국이 주도했다”며 암살 시도와 관련된 보안국 요원들의 신원도 공개했다. 독일에 머물고 있는 나발니는 이 보도 이후 자신을 국가안보회의 간부라고 속여 쿠드럅체프에게 접근했다. 나발니는 암살 실패 원인을 상부에 보고해야 한다며 범행에 관해 물었고 통화 내용을 녹음해 유튜브에 올렸다.

이 통화에서 나발니가 신경작용제를 어떻게 사용했느냐고 하자 쿠드럅체프는 “속옷”이라고 답했다. 구체적인 사용 부위를 묻자 “속옷 안쪽 사타구니 쪽”이라고 답했다. 나발니가 신경작용제 노비초크의 양이 부족했던 것이 아니냐고 묻자, 쿠드럅체프는 “내가 알기로는 조금 더 사용했다”고도 말했다.

쿠드럅체프는 또 “나발니를 태운 비행기가 중간에 긴급 착륙했기 때문에” 암살에 실패했다고 설명했다. 나발니는 지난 8월 시베리아 톰스크에서 모스크바로 가는 비행기에 탑승했으나, 몸의 이상을 호소해 기장이 비행기를 시베리아 옴스크에 긴급 착륙시켰다. 쿠드럅체프는 “모스크바까지 비행시간은 3시간이었고, 이는 긴 비행시간”이라며 “만약 비행기가 도중에 착륙하지 않았다면 결과는 달라졌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시엔엔>은 “나발니한테 사용된 것으로 알려진 ‘노비초크’는 피부를 통해 흡수되며, 만약 비행기가 모스크바까지 그대로 비행했으면 나발니는 사망했을 것”이라는 전문가 진단을 전했다.

쿠드럅체프는 “우리가 도착했을 때 옴스크 친구들이 경찰과 함께 속옷을 가지고 왔다”며 증거인멸을 위해 옴스크에 간 사실도 실토했다. 나발니가 “속옷 때문에 놀랄 일은 없겠네?”라고 묻자, 쿠드럅체프는 “우리가 거기(옴스크)에 여러번 갔던 이유”라고도 답했다.

러시아 연방보안국은 21일 나발니가 올린 통화 녹음과 관련해 “연방보안국 신뢰를 떨어뜨리려는 계획된 도발”이라며 관여 사실을 부인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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