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예술가들 ‘부활 합창’

죽은 예술가들 ‘부활 합창’

모차르트 이어 렘브란트·세잔·하이네·입센 기념제 줄줄이

렘브란트, 모차르트, 세잔, 하이네, 입센, 베케트, 쇼스타코비치….

요즘 유럽은 이들이 탄생·서거한 해를 기념하는 예술행사로 들떠 있다. 오스트리아의 모차르트 탄생 250돌 기념 행사를 시작으로, 올해 내내 유럽 전역에서 이들을 기리는 행사가 꼬리를 잇는다. 가깝게는 100년, 멀게는 400년 전에 태어나거나 숨진 이들의 예술혼이 화려하게 부활하고 있는 것이다.

네덜란드에선 최근 17세기 회화의 거장 렘브란트 탄생 400돌 기념행사가 성대하게 막을 올렸다. 사상 최초로 그의 모든 작품을 소개하는 전시회를 비롯해 대담한 명암법을 구사했던 그의 진취적인 예술혼을 복원하는 다양한 행사가 펼쳐진다. 그의 생일인 7월15일에 맞춰 일대기를 그린 뮤지컬 공연도 예정돼 있다.

올해 유럽 예술가 기념 행사

프랑스에선 19세기 인상파의 거두 폴 세잔 타계 100주년을 기리는 다채로운 행사가 열린다. 프랑스는 올해를 ‘세잔의 해’로 정하고, 100여점에 이르는 그의 걸작들을 전국 곳곳에서 전시할 계획이다. 그가 말년에 즐겨 그렸던 생트빅투아르 산이 있는 엑상프로방스에선 그의 집과 작업실, 산책로를 둘러보는 관광코스까지 개발했다.

독일에선 19세기 서정시인이자 혁명가였던 하인리히 하이네 타계 150주년을 맞아 그를 둘러싼 논쟁이 다시 불붙는다. 그는 요한 볼프강 괴테와 함께 세계적으로 유명한 독일 시인이지만, 독일 사회에선 늘 논란의 대상이었다. 유대인이면서 독일을 조롱했다는 이유로 나치 시대엔 책을 불태우기도 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그의 자유투사적인 면이 재평가되고 있다. 그의 고향인 뒤셀도르프는 낭송회와 토론회로 북적일 전망이다.

아일랜드에선 20세기 실존주의 시대의 부조리극을 이끈 극작가 사뮈엘 베케트의 탄생 100돌을 기념하는 행사가 줄을 잇는다. 그가 생전에 작품활동을 했던 프랑스도 그의 작품을 경쟁적으로 무대에 올린다. 러시아에선 20세기 최고의 피아니스트로 꼽히는 작곡가 쇼스타코비치 탄생 100돌을 맞아 그의 교향곡이 올해 내내 울려퍼질 전망이다. 노르웨이는 19세기 현대극을 확립한 극작가 헨리크 입센의 타계 100주년을 기리기 위한 행사에 공을 들이고 있다.

오스트리아에선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탄생 250돌을 기념하는 행사가 성대하게 막을 올렸다. 그의 고향인 잘츠부르크의 음악학교 모차르테움과 공연장인 미라벨 궁전 등에서 260여 차례의 콘서트가 예정돼 있다.

유강문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