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위원회 위원장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왼쪽부터), 미국 대통령 조 바이든, 유럽이사회 의장 샤를 미셸이 15일 미국-유럽연합 정상회담에 앞서 마스크를 벗고 있다. 브뤼셀/AP 연합뉴스
미국과 유럽연합(EU)이 15일 자국 항공기 제작사에 지급해온 보조금을 둘러싼 다툼을 끝내고 몇십 억 달러에 이르는 상호 보복관세를 철폐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미국 무역대표부의 캐서린 타이 대표는 이날 브뤼셀에서 양쪽이 관세 부과를 5년간 유예하는 방안에 합의했다며 관세는 합의 조건이 유지되는 한 유예 상태로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에이피>(AP)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타이 대표는 “오늘 발표는 미국-EU 관계에서 오랫동안 거슬렸던 것을 해결하는 것”이라며 “우리와 가장 가까운 동맹 가운데 하나와 싸우는 대신, 우리는 마침내 공동의 위협에 맞서 단합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유럽위원장도 이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미국-유럽연합 간 정상회담을 하기에 앞서 “이번 회동은 항공기에 관한 돌파구와 함께 시작됐다”며 “우리가 17년의 분쟁 끝에 항공기에 관해 소송에서 협력으로 이동하게 됐다”고 말했다.
미국과 유럽연합은 2004년부터 보잉과 에어버스에 대한 보조금 지급을 둘러싸고 마찰을 빚어왔다. 갈등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 최고조에 이르러, 항공기 산업과 무관한 프랑스 와인과 미국산 주정 등 광범위한 상품에 대해 서로 보복관세를 주고받기에 이르렀다.
미국은 지난 2019년 유럽연합의 에어버스에 대한 보조금을 문제 삼아 유럽연합의 수출품에 75억 달러 상당의 보복관세를 부과했고, 유럽연합도 지난해 11월 미국이 보잉에 불법 보조금을 준다는 이유로 미국의 수출품에 40억 달러 상당의 보복관세 부과로 맞섰다.
보복관세는 미국에서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한 뒤인 지난 3월 유예하기로 양쪽 간에 합의가 이뤄졌다.
박병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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