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등 인플레 무대책…“타이 따라 통제 확산가능”
엔 약세 등으로 값싼 투기자금이 넘쳐나면서 각국이 타이처럼 자본 통제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 칼럼니스트 앤디 무커지가 13일 기명 칼럼에서 지적했다.
베트남은 지난해 약 7%의 물가 상승률을 보였으나 한 차례도 금리를 올리지 않았다. 엔을 빌려 금리가 높은 다른 통화나 상품에 투자하는 엔 캐리(carry) 거래 자금 등 값싼 투기 자금의 유입을 두려워했기 때문이다. 무커지는 금리 인상 뒤 외자가 밀려들면서 밧화가 1년도 안돼 16%나 오른 타이를 베트남이 타산지석으로 삼고 있다고 전했다. 타이는 밧화 상승으로 수출 경쟁력이 떨어지자 자본 통제에 나섰다. 이런 이유로 ‘오스트레일리아·뉴질랜드 뱅킹그룹’과 ‘제이피모건체이스’가 지난주 각각 펴낸 보고서는 베트남이 타이처럼 자본통제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뉴질랜드는 최근 부동산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높은 물가 상승에 직면하고 있다. 하지만 현 정책 금리인 7.25%는 일본(0.25%)에 비해 무려 7%가 높다. 이 때문에 뉴질랜드 달러는 엔 캐리 거래의 주요 먹잇감이 되고 있다. 통신을 보면, 엔을 빌려 뉴질랜드 달러를 사는 투자의 지난 6개월 수익률은 무려 38%에 이른다. 헤지펀드 뿐 아니라 일본의 개인 투자자들도 뉴질랜드 달러를 집중 매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분석가들은 집값의 높은 상승세 때문에 뉴질랜드가 이르면 다음달 금리를 올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경우 엔 캐리 투자가 더욱 기승을 부리면서 지난 6개월 동안 전세계 통화 가운데 가치 상승률 3위를 기록한 이 나라 통화를 더욱 치솟게 할 것이 확실하다. 수출과 관광 산업의 고전도 예상된다. 진퇴 양난의 처지인 셈이다.
무커지는 결론적으로 한 전문가의 말을 따, 올해말이나 내년 (각국에서 타이와 같은) 자본통제가 유행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강성만 기자 sungma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