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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경제

중 석유산업 ‘남북조시대’ 깨지나

등록 2007-02-19 21:14

페트로차이나와 시노펙
페트로차이나와 시노펙
북쪽 페트로차이나, 시노펙 남쪽 영역 ‘침범’
10년 지역독점 붕괴…경쟁체제 전환 신호탄
중국 석유업계의 두 공룡 ‘시노펙’(중국석유화학공사)과 ‘페트로차이나’(중국석유천연가스공사)가 정유 부문에서 격돌하고 있다. 중국 정유산업의 북쪽을 지배하고 있는 페트로차이나가 남쪽의 패자인 시노펙에 도전장을 내밀었기 때문이다. 중국 정유업계의 지역별 독점체제에 마침내 균열이 생긴 셈이다.

페트로차이나는 최근 국가발전개혁위원회로부터 광시성의 항구도시 친저우에 독자적으로 정유공장을 세울 수 있도록 승인받았다. 이로써 남부 지역에서 시노펙의 아성에 도전할 수 있는 교두보를 확보하게 됐다. 페트로차이나는 이곳에 152억위안을 들여 연간 1000만톤을 정유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출 계획이다.

시노펙은 지난 5개월 동안 페트로차이나의 남진을 막기 위해 고심했다. 천통하이 시노펙 회장은 페트로차이나와 함께 광시성 정유공장 건설에 참여할 수 있다는 의향을 내비치기도 했다. 한 곳에 두 회사가 따로따로 대규모 정유공장을 짓는 것을 바람직하게 여기지 않는 국가발전개혁위를 달래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다. 그러나 시노펙의 이런 방어작전은 끝내 성공하지 못했다.

페트로차이나의 남진은 중국 정유산업이 제한적이나마 경쟁체제로 전환하는 신호탄으로 풀이된다. 현재 중국의 정유산업은 지역별 독점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시노펙이 남부를, 페트로차이나가 북부를 장악한 형국이다. 두 회사는 지난 10여년 동안 이런 지역 분할을 통해 중국 정유능력의 85%를 장악했다. 상대방의 영토를 침범하지 않음으로서 자신의 영토에서 독점적 이익을 지킨 것이다.

이번 남진 성공으로 페트로차이나는 시노펙과의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에 서게 됐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한 석유분석가의 말을 빌려 “시노펙이 페트로차이나의 남진을 허용한 대가를 보상받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 성공으로 페트로차이나는 정유 부문에서 시노펙을 앞서갈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고 분석했다.

친저우 공장은 중국의 에너지 안보와도 관련이 있다. 국가발전개혁위 관계자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인터뷰에서 “이 공장은 해외에서 수입하는 원유를 처리하는 정유공장으로선 중국 최초로 국내 자본에 의해 건설되는 것”이라며 “중국의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페트로차이나는 이 공장에서 수단에서 들여오는 원유를 정제할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의 석유산업은 시노펙과 페트로차이나라는 두 거대 국유기업에 의해 지배되고 있다. 석유 탐사와 개발 등 이른바 ‘상류 부문’은 페트로차이나가 주도하고, 정제와 유통 등 이른바 ‘하류 부문’은 시노펙이 이끄는 양강체제를 이루고 있다. 여기에 지역별 분할까지 더해지면서 두 회사는 석유산업 전 부문에서 사실상 독점적 이익을 누려왔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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