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인승 이상 대형 도전
보잉과 에어버스 긴장
보잉과 에어버스 긴장
중국이 승객 150명 이상을 태울 수 있는 대형 여객기 개발사업에 뛰어들었다. 이 분야에서 세계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미국 보잉 및 유럽 에어버스에게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중국 국무원은 지난달 26일 원자바오 총리가 주재한 회의에서 “가급적 이른 시일 안에 대형 여객기 개발에 착수한다”는 계획을 승인했다고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19일 전했다. 국무원은 발표문에서 “50년에 걸쳐 축적한 항공기 제조업계의 기술적 노하우를 활용해 대형 여객기 제조 시장에 진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중국의 이런 계획은 대형 여객기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보잉과 에어버스를 긴장시킬 것으로 보인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중국이 경쟁력 있는 대형 여객기를 생산하려면 앞으로 수십 년이 걸릴 것이라면서도, 엄청난 잠재 수요 등에 힘입어 보잉과 에어버스의 강력한 도전자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잉과 에어버스는 향후 20년 사이에 신규 납품될 100인승 이상 대형 여객기가 2만3000대, 금액으로는 2조60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인민일보>는 대형 여객기 개발은 중국 과학기술 발전 전략에서 우선순위에 올라 있던 사안이라며, 이번 국무원 결정은 ‘전략적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신문은 “이 계획은 위험과 어려움으로 가득 차 있다”며 “주저없는 결정과 강력한 의지, 무한한 노력으로 영광스럽고 역사적인 사명을 완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그동안 외국 항공기 제작업체들에 중국 현지에서 부품을 제조하고 기술을 이전해주도록 요구하는 등 이 분야에 진출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항공기 리스사인 ‘인터내셔널 리스 파이낸스 코퍼레이션’의 스티븐 우드바르 하지 회장은 중국이 15년 안에 보잉 737과 에어버스 A320 등과 같은 단일 통로 여객기를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은 이미 78~105인승 규모의 단거리 여객기 ‘에이아르제이’(ARJ) 개발에 성공한 바 있다. 내년 8월 운항을 시작할 예정인 이 여객기는 이미 70여대나 주문이 쌓여 있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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