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수준의 베트남 주가수익률
주가수익비율 무려 73
외국 투자자본 인출 제한 고려
외국 투자자본 인출 제한 고려
베트남은 자본통제의 칼날을 빼들 것인가?
지난해 1월 이후 주가가 무려 260% 오른 베트남 주식 시장 안팎에서 무성하게 나돌고 있는 질문이다. 올해도 벌써 50%가 올랐다. 주가 총액도 지난해 초 4억달러에서 220억달러로 급증했다고 <이코노미스트> 최근호가 전했다. 1월 기준, 호치민증권거래소 20개 기업(시가 총액의 99%)의 주가수익비율(주가/1주당 순이익)은 73으로, 다른 나라의 평균 10~20에 비해 훨씬 높게 나타났다. 이 수치가 크면 회사 이익에 비해 주가가 상대적으로 높음을 뜻한다.
증시가 이렇게 달아오르면서 베트남 당국이 거품 붕괴를 우려해 자본 통제에 나설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이달 초 베트남 정부가 주식 시장을 냉각시키는 조처를 내놓지 않으면 여러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IMF는 베트남 민간은행들이 자국 내 고객들에게 주식 투자용 자금을 빌려주고 있다며, 주가 폭락은 대출금 상환능력을 해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미 베트남 정부는 은행의 자기자본비율을 높였지만, 그 이상의 조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구체적 통제 방안으로는, 국내투자자에 대해 자본이득세를 부과하거나 외국인 투자 자본에 대해 1년 동안 한시적으로 인출을 금지하는 조처가 최근 몇 주 동안 베트남 언론 등에서 거론돼왔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보도했다. HSBC 베트남 지사장인 알렌 캐니는 “베트남 당국은 앞으로 외국인 투자 자금의 흐름을 막지는 않더라도, 속도를 늦추게 할 조처를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코노미스트>는 “베트남 정부가 고려 중인 자본 이득세는 시장 냉각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증시는 과열 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장기투자 관점의 낙관론이 만만찮다. 지난해 8.2% 성장한 베트남 경제는 앞으로 5년 동안 평균 7%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 2배 늘어난 외국인 직접투자액도 올해는 2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투자 자금의 주식 시장 유입도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강성만 기자 sungm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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