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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경제

인수·합병시장 ‘약탈자’ 사모펀드 ‘전횡’ 규제 목소리 높다

등록 2007-05-31 21:48

세계 사모펀드 모집 규모
세계 사모펀드 모집 규모
국제 노동계 등 “금융질서 교란세력” 지목
G8 정상회의서 각국 공동대응 요구 방침
“바바리안(야만인)으로 불리던 내가 이젠 로커스터(탐욕가, 메뚜기떼)라고 불린다. 그런데 바바리안이 더 듣기 좋은 것 같다.”

지금까지 150건에 2790억달러(약 258조원)어치의 거래실적을 쌓은 세계 최대 사모펀드 ‘콜버그 크라비스 로버츠’(KKR)의 공동창업자 헨리 크라비스는 29일 한 연설에서 자신에 대한 세간의 평을 농담하듯 소개했다. 부유한 사람들의 돈을 모아 투자하는 사모펀드가 인수·합병 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르면서 무자비한 구조조정으로 원성을 듣고 있지만, 그는 앞으로도 당분간 사모펀드의 활약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세계 노동계와 일부 국가가 사모펀드의 ‘전횡’에 본격 대응할 움직임을 보여 주목된다. 오는 6~8일 독일에서 열리는 주요 8개국(G8) 정상회의에서 독일이 헤지펀드와 함께 사모펀드를 세계 금융질서를 교란하는 세력으로 규정하고 각국 정상들에게 공동대응을 요구할 방침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는 보도했다.

투기성 자본이 발달한 미국이나 영국과는 달리 독일은 이들에 대한 규제에 적극적이다. 독일 정부는 최근 마련한 법안에서 사모펀드가 특정 업체 지분을 10% 이상 사들이려 할 때 그 동기를 밝힐 것을 요구하는 등 투명성을 높이고 있다. 프란츠 뮌테페링 독일 부총리 겸 노동장관은 투기자본이 “민주주의의 적”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노동계는 더욱 강경하다. 유럽 36개국 노조 대표들은 정부가 사모펀드 규제에 적극 나설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주요 8개국 정상회의에 참석한 정치인들을 상대로 자신들의 견해를 설명할 계획이다. 영국 노동조합회의는 토니 블레어 총리한테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편에 서라고 촉구하고, 미국 노조들과도 연합해 반 사모펀드 운동을 벌이기로 했다.

미국 하원에서는 지난달 사모펀드의 문제점을 둘러싸고 청문회가 열렸다. 세계 2위 규모의 사모펀드 블랙스톤은 사회적 반감과 규제 움직임이 자신들의 사업에 해가 될 수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기도 했다.

사모펀드에 대한 규제는 인수당하는 기업에 대한 장기적 투자보다는 구조조정으로 매매차익을 극대화하려는 행태에 대한 반감과 직결된다. 특히 최근 미국 사모펀드인 서버러스가 자동차업체인 크라이슬러까지 인수하면서 논란이 더 커졌다.

서버러스는 크라이슬러가 애초 설정한 1만3천명의 구조조정 외에 추가 구조조정은 하지 않기로 전미자동차노조와 합의했다. 그러나 이런 약속을 믿기 어렵다는 시각이 만만찮다. 서버러스가 크라이슬러를 부도 위기로 몰고가 노동자들을 무력화시킨 다음,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설 것이라는 음모론까지 퍼지고 있다. 서버러스는 2003년 인수한 렌터카업체에서 수백명을 내보냈고, 2004년 사들인 백화점 체인에서는 80개 점포의 문을 닫은 전력이 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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