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정세 불안·투기 가세
세계경제 인플레 우려 커
세계경제 인플레 우려 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유가가 처음으로 배럴당 90달러를 넘어섰다.
중동 정세, 달러 가치, 수급 전망이 하나같이 추가 상승을 점치게 해 100달러 돌파도 시간 문제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유가의 직·간접 영향을 받는 다른 원자재와 농산물 가격도 뛰어 세계 경제에 인플레이션 우려를 키우고 있다.
18일(현지시각) 배럴당 89.47달러로 사상 최고가로 장을 마친 11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 중질유(WTI)는 장외 전자거래에서 한때 90.02달러까지 치솟았다.
상반기에만 하더라도 과장됐다는 평을 듣던 ‘90달러 돌파 가능성’이 현실화되자, 관심은 100달러 돌파 가능성으로 향하고 있다. 바클레이스캐피털의 애널리스트 케빈 노리시는 “문제는 유가가 100달러에 이르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그게 언제냐인 것 같다”고 말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는 전했다.
터키 의회가 17일 이라크 북부의 쿠르드족 반군 소탕 작전을 승인한 게 최근 유가 급등의 한 원인으로 꼽힌다. 쿠르드족인 호샤르 제바리 이라크 외무장관은 터키군이 공격해 오면 터키와 이어진 송유관을 통한 석유 수출을 중단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쏟아져 들어오는 투기자본도 중동 정세만큼이나 석유시장을 들썩이게 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채권 시장에 들어가 있던 투기자금이 미국의 서브프라임 사태의 영향으로 석유를 비롯한 상품 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부동산 시장을 빠져나온 돈도 상품 시장으로 쏠리고 있다.
추락하는 달러도 주요 변수로 등장했다. 유로화에 대한 달러 환율은 18일 1.4310달러로 최고치를 갈았다. 달러가 싸지자, 석유시장에서는 이를 만회하려고 달러 표시 가격을 올리고 있다. 국제 투기자본이 싼 달러를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것도 석유 시장을 달구고 있다.
고유가와 투기자본의 이동은 다른 상품 가격도 덩달아 띄운다. 천연가스·구리·납 등의 천연자원과 콩·밀·면·커피·육류 등의 농산물 가격은 올해 들어 모두 두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앞으로의 일정은 유가 전망을 더 어둡게 한다. 미국의 대다수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경기 부양을 위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더 내려 달러 약세를 부추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원유 증산을 논의할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의는 12월5일에나 열린다. 나이지리아 석유장관은 최근 오펙 차원의 증산 가능성을 내비쳤지만, 이란 쪽은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앞으로의 일정은 유가 전망을 더 어둡게 한다. 미국의 대다수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경기 부양을 위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더 내려 달러 약세를 부추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원유 증산을 논의할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의는 12월5일에나 열린다. 나이지리아 석유장관은 최근 오펙 차원의 증산 가능성을 내비쳤지만, 이란 쪽은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