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주택대출 규제 등 부동산 시장 ‘거품빼기’
인도, 지급준비율 올리고 두달 연속 기준금리 인상
인도, 지급준비율 올리고 두달 연속 기준금리 인상
우리나라가 6월 지방선거 뒤로 민감한 정책들을 미루고 있는 새, 다른 신흥국들에선 출구전략 움직임이 점점 가시화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최근 잇따라 강도 높은 거품빼기 정책을 내놓아 이미 표 나지 않게 ‘출구전략’을 개시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중국 주택도시농촌개발부는 20일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미완공 주택에 대해 미리 분양금을 받는 것과 가격 인상을 기대하고 분양을 미루는 행위를 금지했다.
앞서 중국 국무원(행정부)은 14일 이미 집을 가진 이가 주택을 구입할 때 대출 규모를 제한하고 이율도 기준금리보다 10% 이상 높게 책정하도록 했으며, 17일에는 집을 2채 이상 보유한 사람이 새로 주택을 구입할 때는 아예 은행 대출을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이와 함께 상하이, 충칭 등 일부 대도시 지방정부들은 사상 처음으로 주택 보유세 등 부동산 관련 세금을 부과할 예정이라고 중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국무원은 또 지난 14일 “정부 투자관리를 강화해 신규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것을 엄격하게 통제하겠다”며 각급 정부의 방만한 투자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재정부 재정과학연구소 자캉 소장은 <신세기 주간>에 “1998년 아시아 금융위기 대응 이후의 조용한 출구전략과 마찬가지로, 사회 각계가 알아채지 못하는 사이 정부가 재정정책을 조용히 퇴출시키는 과정에 있다”고 말했다.
인도 중앙은행은 지난달에 이어 20일 기준금리인 재할인금리를 5%에서 5.25%로 또다시 올렸다. 유동성 흡수를 위해서 지급준비율도 5.75%에서 6%로 상향 조정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21일 “인도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서 경기부양책을 조금씩 거두고 있다”고 전했다. 브라질도 지난해 9월 이후 8.75%로 고정된 기준금리를 인상할 움직임이다. 엔히키 메이렐리스 브라질 중앙은행 총재는 최근 올해 소비자물가지수 상승 전망치가 5.32%로 당국 목표인 4.5%를 넘어설 것이라며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금리를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신흥국들에 최근 국제자본이 몰려드는 일명 ‘자본 노다지’(capital bonanza) 현상 때문에 통화가치가 과다하게 상승하고 있다고 21일 전했다.
지난 12개월 사이 브라질 레알화와 러시아 루블화 가치는 달러 대비 각각 27%와 14% 뛰어올랐다. 통화가치 상승은 거품 우려를 높이고 있지만, 신흥국 중앙은행들이 미시경제적으로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라고 신문은 전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조기원 기자 minggu@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