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사회 의장이 미국 경제가 완만한 속도로 성장하고 있으며 더블딥에 빠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버냉키 의장은 7일 우드로 윌슨 국제센터 초청 간담회에서 “미국 경제는 회복을 계속할 것”이라며 “그러나 대단한 회복을 느끼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경기 회복 속도가 “완만한 속도”로 진행될 것이기에 현재 9.7%인 실업률이 단기간 내에 뚜렷하게 낮아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경기가 다시 침체로 접어드는 더블딥에 빠질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버냉키 의장은 실업률과 금융업 문제에서는 다소 부정적 태도를 보였지만, 이날 발언은 5월 미국 민간부문 일자리 창출이 기대에 못 미치는 4만1000개에 그쳤다는 소식과 헝가리 재정 부실 우려로 침체됐던 금융시장에는 긍정적 신호로 받아들여졌다. 전날 1~3%대의 하락세를 보인 아시아 증시는 8일 상승세로 돌아섰다.
한편 유로존 16개국 재무장관들은 지난달 합의된 4400억유로(약 650조원)의 구제금융 기금을 집행할 ‘특수목적기구’ 설립 절차를 7일 시작했다. 이달 안에 룩셈부르크에 들어설 ‘특수목적기구’는 유로존 국가들의 보증 아래 자금을 빌려 재정 위기에 처한 국가를 지원하는 구실을 맡는다.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각국이 예산을 짤 때 유럽연합(EU)의 검토를 거치도록 안정·성장협약을 손질하기로 합의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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